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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News [2026. 02. 02] 본문
6만가구 공급 속도 내려면…용산·태릉CC·과천 이견 조율 관건
2026.02.01. 뉴스1
"공급 계획 발표후 착공 등 걸리는 시간 최소화해야"
핵심지 지자체·주민 반발…인프라 수용 범위 초과 등 지적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정부가 도심 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공급 속도가 관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지자체·주민 등 반발이 있어 속도감 있는 공급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1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9·7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로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핵심 입지에서 총 6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으로, 이는 판교 신도시 2개 규모이자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신도시급 물량이다.
지역별 공급 물량은 △서울 26곳 3만 2000가구 △경기 18곳 2만 8000가구 △인천 2곳 100가구 등이다. 이중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노원 태릉CC(태릉 골프장), 과천 경마장·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등이 핵심지로 분류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공급 계획 발표와 실제 착공 등 사업 추진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해야 한다"며 "지자체 등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핵심지로 꼽히는 일부 지역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 맞춰 기존 계획에서 2000가구를 늘린 최대 8000가구까지만 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이다. 특히 계획 변경 시 사업 추진이 더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미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진행됐다"며 "교통·환경 영향 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경우 2년 이상 추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6800가구 규모의 공급이 계획된 태릉CC의 경우 주변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경관 훼손 가능성·교통난 심화를 우려한 주민 반발 등이 사업 추진 걸림돌로 거론된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사업이 진전되지 못했다.

현재 서울시는 태릉CC가 개발제한구역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인접한 만큼, 환경보전과 주택 공급 실효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정부 발표 직후 △지하철 6호선 연장 및 백사터널 건설 △임대주택 최소 비율 적용 △청년·신혼부부 우선 공급 △일부 물량 노원구민 우선 배정 △저밀도·고품격 주거단지 조성 등을 요구했다.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 공급(9800가구)도 난항이 예상된다. 과천시는 현재 지식정보타운, 과천과천지구, 주암지구, 갈현지구 등 4곳의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진행 중이며, 도시 기반 시설 수용 능력을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추가 주택공급은 시민 의견과 맞지 않는다"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마사회노동조합은 "과천 경마공원이 단순한 개발 대상지가 아니라 연간 420만 명의 국민이 찾는 수도권 핵심 레저·문화 자산"이라며 "당사자인 공공기관과의 일절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행된 불통 행정의 전형"이라고 주장하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대통령 연일 강공에 "불안해서 처분"…매물은 소폭 늘었다
2026.02.02. 한국경제
부동산 시장은 초긴장 모드
"매물 잠김에 집값 안잡히면
더 센 조치 나올라" 다주택자 고민
“보유한 빌라를 가능하면 처분할 생각입니다.”

50대 직장인 A씨는 노후 소득을 위해 경매로 수도권 빌라를 사놨지만 이번에 팔기로 했다. 그는 “다주택자라고 다 큰돈을 버는 투기꾼은 아닌데, 대통령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니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 다주택자를 겨냥해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랍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겁니다”라고 경고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규제의 타깃은 우선 다주택자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규제지역 내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한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집을 팔아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더 강한 부동산 규제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꾼으로 보고 있다”며 “그다음은 1주택 거주자도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타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지난주 이후 시장에서 매물은 소폭 늘었다. 1일 부동산 정보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31일 기준 5만7468개로 19일 저점(5만5420개)보다 2048개 늘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밝힌 지난달 23일(5만6219개)보다는 1249개 증가했다. 작년 초(8만8752개)보다는 35.2% 줄어든 물량이다.

급매가 나와도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현금 부자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에선 세입자가 있으면 매물로 내놓을 수 없고, 매물로 나와도 대출을 못 받아 살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정책에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보유세도 변수로 꼽힌다. 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는 “보유세가 지금보다 1.5~2배 정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몇 년간 버틸 수 없을 것 같으면 증여나 매각을 알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팔지 않고 버티겠다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이 이뤄졌지만, 버티니까 더 오르더라는 학습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100억 훌쩍" 유재석이 86억에 산 펜트하우스 어디?
2026.02.01. 이데일리
신영 하이엔드 브랜드 ‘브라이튼 N40’
거장 빌모트 설계…148가구 구성
‘연예인 아파트’…나연·호시 등 매입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국민MC 유재석이 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고급 단지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철저한 보안과 조용한 주택가로 세븐틴 호시 등 연예인들의 신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유재석이 사는 곳은 브라이튼N40 전용면적 199㎡ 테라스 타입 펜트하우스입니다. 유재석은 해당 아파트를 2023년 86억 6570만원에 매입했는데요. 신영이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 ‘브라이튼’ 중 하나입니다. 브라이튼 여의도, 브라이튼 한남에 이어 세 번째 브라이튼인 이곳은 지하 4층~지상 최고 10층, 5개동, 148가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용면적은 84㎡부터 248㎡까지 다양하지만 주로 전용 84㎡(33가구) 전용 125~130㎡(57가구) 전용 149㎡(38가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재석은 해당 펜트하우스를 86억 6570만원에 거래했는데요. 근저당이 잡혀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전액 현금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준공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아 대형 면적대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현재 전용 149㎡가 64억 4700만원에 올라와 있으며 가장 작은 면적대인 84㎡는 38억 76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펜트하우스의 경우 100억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설계에 참여한 이 곳은 도시 중심에 자연과 주거가 조화를 이룬 컨셉으로 지어졌습니다. 모던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요. 전 가구에 ‘포켓 테라스’가 있으며 펜트하우스 중 일부는 단독 테라스가 있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또한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2023년 세계적 권위가 있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주거 인테리어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브라이튼 N40은 신(新) 연예인 아파트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유재석 뿐만 아니라 세븐틴 호시, 인피니트 엘, 배우 오연서, NCT 마크, 트와이스 나연, 배우 한효주 등이 이곳을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조용한 주택가인데다가 보안까지 뛰어나서인데요. 브라이튼 N40은 삼중보안을 통해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압구정·청담·신사 등 일터와의 동선을 고려할 때 연예인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브라이튼 N40은 훌륭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피트니스센터, 골프라운지, 필라테스 라운지, GX룸, 오픈치킨, 홀이 있으며 단지 내 공유오피스와 미팅룸도 있습니다. 오픈 키친과 홀에서는 모임도 할 수 있습니다.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되는 데요. 하우스 키퍼 서비스, 세탁 서비스 등이 제공됩니다.
입지도 훌륭한데요. 지하철 7호선 학동역과 논현역, 3호선 신사역이 도보권에 있으며 학동근린공원이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압구정 현대백화점과 신사 가로수길, 청담동 명품거리, 압구정 로데오, 삼성동 코엑스를 차량으로 10분 내 진입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등을 통해 서울 주요지역을 30분 내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학군도 뛰어난데요. 논현초, 언북초, 신사초, 언주중, 신사중, 경기고, 현대고, 영동고 등이 도보권에 있으며 상위권 안정형 학군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게다가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학원가도 차량으로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귀해지는 서울 신축 전세… 서초·은평 노려보세요
2026.02.01 매일경제
올해 서울 전셋집 잡기 전략
고강도 대출 규제에 전세물량 줄어
올해 서울 전셋값 4.7% 상승 전망
새 아파트 평년대비 반토막인데
서초서 5천가구 넘게 풀려 눈길
은평엔 2500가구 대단지 들어서
실수요자 현장 찾아 기회 잡아야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집 때문에 고민이 많다. 오는 5월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A씨는 당초 올해쯤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급등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전셋값 역시 상승하고 있어 전세로 다시 눌러앉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A씨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은 올해 지역별 입주 물량을 살펴보면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입주 물량은 실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에 주택 임대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매매 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입주 물량은 아파트 공사 진행 속도에 맞춰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3~4년 후를 예측하는 분양 물량과 달리 시차가 1년 정도이기 때문에 지금 전망치에서 큰 폭으로 변동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벌써부터 전세시장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높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412가구로, 지난해(3만1856가구)보다 4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4만가구)과 비교하면 반 토막 아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을 3.8%로 내다봤다. 서울은 4.7%에 달한다. 입주 물량 감소와 함께 다주택자 중과세 우려,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강제 등이 겹치며 '전세 물건 잠김'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입주 단지 일정을 확인하고 발품을 팔 것을 주문한다. 매일경제신문사가 직방에 의뢰해 올해 서울 구별 입주 물량을 조사한 결과 서울 서초구와 은평구, 송파구 등은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어느 정도 예상돼 있었다. 하지만 용산구와 종로구, 중구, 성동구, 관악구, 금천구, 중랑구, 노원구 등 8개 구는 입주가 예정된 새 아파트가 단 하나도 없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돼 수요자들이라면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의외로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입주 아파트가 기다리는 곳은 서초구다.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2091가구)과 방배동 디에이치방배(3064가구) 등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대기 중이다. 지난해 서초구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4.04%로 서울 전체 평균(3.68%)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잠원동 메이플자이와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 등 새 아파트가 꽤 많이 입주한 덕이 컸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서초구 전세시장 동향은 앞으로 유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물론 인기 지역인 만큼 '절대가격'이 높다는 사실은 인지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두 아파트는 주변 지역에서도 관심이 높다. 래미안트리니원은 반포권역에서도 명문 학교로 꼽히는 세화고와 세화여고, 세화여중에 붙어 있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4·9호선 동작역도 가깝다.
디에이치방배 역시 이수역(4·7호선)과 내방역(7호선) 사이에 위치하고, 2호선 방배역도 걸어서 가기에 무리가 없다. 방배초·이수초·이수중 등 학교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강남 테헤란로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초대로를 끼고 있어 도로 교통도 좋다
지난해 입주 아파트가 없어 전세가격이 무려 8.99%나 급등했던 송파구는 올해 상황이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이미 집들이를 시작한 신천동 '잠실르엘'(1865가구) 등 2088가구가 입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잠실르엘은 현재 부동산 플랫폼 직방 기준 물건 65건이 올라와 있다.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12억~19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잠실르엘은 한강변은 아니지만 대규모 단지이고, 지하철 잠실역·잠실나루역 등이 가깝다는 점에서 훌륭한 입지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강남권에선 은평구를 눈여겨볼 만하다. 대조동 '힐스테이트메디알레'에서만 무려 2451가구가 쏟아진다. 대조1구역을 재개발해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로,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불광역 저지대(평지)에 있다는 사실은 또 다른 장점이다. 은평구청, 불광·연신내 상권과 가까워 생활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진 편이다.
한 가지 꼭 확인해야 할 점은 이들 단지에서 전세 물건이 '실제로' 얼마나 공급될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입주 단지라도 사전점검 이후 전세 물건이 쌓이는 일이 드물어졌다"며 "더 낮은 가격에 전세 물건이 나올 것을 기다리다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천 "부동산에 속았다"…2억에 판 아파트 현재 30억
2026.02.01. 한국경제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영천시장 근처
홍석천 "재개발 앞둔 집인지 몰라 팔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홍석천이원일' 갈무리
방송인 홍석천이 부동산 업체에 속아 재개발을 앞둔 집을 헐값에 넘긴 사연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홍석천이원일’에서 홍석천과 이원일 셰프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영천시장을 방문했다. 홍석천은 “사실 제가 여기 근처에 집을 하나 산 적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홍씨는 “(집을) 1억 원을 주고 샀는데 부동산에서 2억 원을 주겠다고 하더라”며 “10년 갖고 있었으니까 팔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다른 부동산에서 5억5000만원에 집을 사겠다는 연락이 왔다. 홍씨는 “(2억 원에 집을 산) 그 부동산이 저를 속인 것이다. 재개발이 확정됐는데 그 이야기를 안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홍석천은 특정 아파트를 가리키며 “지금 그 아파트가 여긴데 30억원이다. 이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고 했다.
70억원대 ‘로또 혜훈’, 청약 불신 더 키웠다
2026.02.01. 경향신문
‘위장전입·위장미혼’ 꼼수 판치는 ‘가점제’ 개선 논의
만점 받으려면 ‘7인 가구’ 충족해야…청년·신혼가구는 불리
가점 장벽 넘어도 고분양가 문턱…현금 많은 ‘중장년만의 리그’
부양가족 기준 조정·‘세대별 경쟁’ 재설계·추첨제 전환 등 제안

“‘청약통장 다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위장전입을 시킬 부양가족도 없고, 비싼 분양가를 낼 돈도 없는데 어떻게 ‘로또 청약’이 가능하겠어요?”
아내와 단둘이 서울 성북구 보문동 아파트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이혜훈 전 의원의 부정청약 의혹을 두고 지난달 31일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스무 살 때부터 매달 꾸준히 청약통장에 돈을 부어왔지만, 수도권 아파트 청약은 그저 ‘언감생심’이라 여긴다.
이 전 의원을 둘러싼 부정청약 논란은 개인의 위법 여부를 넘어 주택청약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무주택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본래 목적과 달리, 청약 제도가 진입 자격과 자금 여력을 갖춘 일부 세대·계층만 접근 가능한 ‘고수익 이벤트’로 굳어졌다는 문제의식이 커진 것이다.
특히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한 위장전입·위장미혼 등 각종 ‘꼼수’가 횡행하는 현행 주택청약 가점제를 개선해 청년세대에게 특히 불리한 청약 제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제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 부정청약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확산하는 ‘청약통장 무용론’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497만8172명으로 전년 말(2517만2173명)보다 19만명 넘게 감소했다. 갑작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1년 267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줄어들어 4년 새 180만명가량이 이탈했다.

이 같은 이탈의 배경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진 ‘청약통장 무용론’이 있다. 현행 가점제에서 만점(84점)을 채우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을 충족해야 한다. 가점 비중을 보면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없거나 적은 청년·신혼·맞벌이 무자녀 가구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주요 분양 단지의 당첨 가점은 이미 1·2인 가구는 접근조차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당첨 가점은 최고 82점·최저 70점을 기록했다. 4인 가구 만점(69점)도 모두 탈락한 것으로, 2명 이상의 다자녀이면서 동시에 무주택을 장기로 유지한 가구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가점 장벽을 넘더라도 ‘자금 조달의 벽’을 마주해야 한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이미 3.3㎡당 5000만원을 돌파했고,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흔하다. 이 전 의원 가족이 당첨된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가 자체가 36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까지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또 청약’은 현금 자산이 많은 중장년층들만 뛰어들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진입 장벽은 높은데 기대 수익은 크다 보니 부정청약 유인이 커진다. 특히 가점 비중이 35점으로 큰 ‘부양가족 수’를 위장전입 등으로 조작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가족 한 명당 5점씩 추가되는 만큼 노부모나 성인 자녀의 주소를 옮겨다 가점을 더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만점(84점) 통장 4건 중 1건이 위장전입 사례로 이미 적발되기도 했다. 결국 이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개인 일탈 차원을 넘어 ‘그들만의 로또’ 구조가 청약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너뜨리는 단면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였을 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세대 진입할 수 있게 가점제 개편을”
전문가들은 현 청약 가점제가 한국 사회의 가족구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부정청약의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성인 자녀 2명을 독립시킨 가구와 서류상 부양가족으로 유지한 가구 사이에 10점 차이가 발생하는데, 청약 시장에선 당락을 가르는 치명적인 격차”라며 “7인 가구는 돼야 만점을 받는 현 구조는 핵가족 중심의 현재 가족 형태와도 맞지 않아 4~5인 정도로 조정해 부정의 유인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기간 산정 기준 역시 청년·신혼부부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무주택 기간을 만 30세부터 계산하는데 이는 청년 연령 기준이 34~39세로 높아진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무주택 산정 시작 연령을 26세 수준으로 낮추고, 만점 기준도 15년에서 10~12년 정도로 조정하는 등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대 간 경쟁이 아닌 세대끼리 경쟁하는 구조로 청약 가점제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 교수는 “청약통장을 가진 무주택자 중 세대별 비율을 산정하고, 청약 주택 공급 물량을 그 비율만큼 배정해 30대는 30대끼리, 50대는 50대끼리 경쟁하는 식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위장미혼’의 가능성이 있는 20세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가족 수에 포함시키지 않는 방안, 추첨제 중심 청약 제도로의 전환 등도 개선 방향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청약 제도 개편보다 부정청약 단속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부정청약 적발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점검 첫해인 2020년에는 228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52건이 적발됐다.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 등을 통해 실제 이용했던 의료시설을 확인하는 등 적발체계를 한층 강화한 결과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 청약 제도를 믿고 수십년간 가점과 가입 기간을 관리해온 국민들이 있어 제도를 급격히 뒤집을 경우 정책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부정청약 적발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드는 것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 청약 제도가 지속되더라도 청약통장을 섣불리 해지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조언도 있다. 권 교수는 “청년세대들이 현행 청약 제도에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이해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 등 접근 가능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청약통장을 깨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 조이고 금리 오르고… 가위눌리는 부동산 영끌족
2026.02.01. 국민일보
한·미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뚝’
시중은행 대출금리 일제히 올라
통화정책 기조변화에 설상가상

한·미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일주일 만에 0.02% 포인트 넘게 올랐다.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까지 늘리는 추세다. 부동산 ‘영끌족’을 비롯한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당분간 더 커질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4.250~6.390%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 23일(6.369%)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021% 포인트 올랐다. 혼합형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04% 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11월 상단과 하단이 각각 6%와 4%를 넘긴 이후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1등급·1년 만기 기준 신용대출 금리(연 3.850~5.300%)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1.03% 포인트 상승한 영향으로 0.04~0.06% 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변동금리(연 3.82~5.70%)도 지표인 코픽스(COFIX)에 변화가 없는데도 상단이 0.052% 포인트 높아졌다. 코픽스란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시장금리 상승 배경에는 한·미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있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주담대 주기·혼합형 금리를 0.03% 포인트 추가 인상한다.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금리의 최근 상승 폭을 반영한 수치다. 우리은행은 가산금리까지 대폭 상향 조정한다. 대출 가산금리는 은행이 업무원가, 위험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에 추가로 덧붙이는 위험가중금리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상품 ‘우리전세론’의 가산금리를 일제히 0.30~0.38% 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가계부채 관리 명목이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상품 확대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만기 30년의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 30년 만기 순수 고정금리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에 돈 묶어 놨더니 벼락 거지"...주가 2.3배·집값 2.8배는 '남 얘기'
2026.02.02. 머니투데이
"주가 2.3배, 집값 2.8배"…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 당신은 가난해졌다
① 열심히 일한 사람보다 집·주식 있는 사람이 더 부유해져 자산 양극화도 심화…갈 곳 잃은 청년들은 근로와 저축 외면

주요 자산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올해 1월 2일 코스피 지수는 4309.63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전인 2016년 1월 첫 거래일(1918.76)과 비교하면 2.3배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2.5배 뛰었다. 삼성전자 주가도 10년 동안 5.3배 상승했다.
주가만 뛴 게 아니다. 새해 첫날 금값은 온스당 4379.90달러를 기록하며 10년 전보다 4.1배 올랐다. 204.6배가 오른 비트코인은 말할 것도 없다. '부동산 불패'를 증명하듯 10년 동안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매매 실거래 평균 가격은 1월 기준으로 단위 면적당 584만2000원에서 1634만6000원으로 2.8배 상승했다.
모든 자산이 다 올라…자산 속도 못 따라가는 근로소득
거의 모든 자산 가치가 뒤를 보지 않고 앞을 향해 달리는 시대다.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모든 것'에서 빠진 게 있다. 돈의 가치다. 물가와 자산 가치가 오르자 돈의 가치는 떨어졌다.
1980~90년대 주택복권 1등 당첨금은 1억원이었다. 당시엔 1억원으로 집도 사고, 자가용도 살 수 있는 등 풍요로운 미래를 그리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 주말 TV 앞에 모여 복권 방송을 보는게 낙이었다. 최근 로또 1등 당첨금이 20억원 정도로 올랐지만 이제 대다수는 이 금액 만으로는 부를 누리기 어렵다고 본다.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없을 정도로 돈의 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인 근로소득 중요성도 비교적 낮아졌다. 상대적 박탈감은 덤이다.
1일 머니투데이가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499만원인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2024년 4747만원으로 35.7% 올랐다. 반면 2017년 대비 2025년의 가구 평균 자산(자산은 매년 3월 말 기준)은 46.6% 상승했다. 근로소득보다 자산 가치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

소득 10분위별 자산과 소득 추이/그래픽=이지혜
소득 양극화는 자산 양극화로 이어졌다. 2016년과 비교한 소득 10분위(상위 10%)의 2024년 근로소득은 43.8% 증가했다. 자산은 최근 10년 동안 62.9% 늘었다. 같은 기준으로 소득 1분위(하위 10%)의 근로소득과 자산은 각각 54.6%, 32.6% 늘었다. 부자들은 일해서 번 돈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지게 됐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그 반대였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산은 2020년 코로나19 직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과 2020년에 전년보다 각각 2.7%, 3.1% 늘어난 가구의 평균 자산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2.8%, 9.0% 증가했다. 대규모 감염병 시기 시중에 돈이 풀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통상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늘어나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유입된다. 유입된 돈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도 늘어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대비 M2(광의통화) 비율은 2008년 3분기 처음 100%를 넘어선 뒤 2021년 2분기 150%를 상회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53.8%까지 늘었다.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의 상실감은 커졌다. 은행에 돈을 맡겨두고선 부자를 꿈꾸기 힘들다. 5년 새 16% 이상 오른 물가를 생각하면 은행에 돈을 묶어두는 건 가난으로 가는 길이다. 자산 시장에 참가할 종잣돈 자체가 부족한 사람도 많다. 집값은 충분히 많이 올랐고, 5200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부담이다.
열심히 일만 하면 됐던 과거 청년들과 달리 지금의 청년들은 갈 곳을 잃었다.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축은 청년들에게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율은 19.8%다. 청년도약계좌는 정부가 이자를 얹어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벌고, 적으면 적게 벌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의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잘 되는 세상이 아니라 돈 있는 사람이 유리한, 자본주의에서 가장 큰 문제점들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휴지가 된 이유…문제는 '유동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유동성은 풀렸고, 넘치는 돈은 소비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갔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들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그 상징이다. 돈이 넘칠수록 자산가격은 더 뛰었고 돈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한국은 경제 규모와 비교해 유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율은 2008년 3분기 처음 100%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해 2021년 2분기 150%를 상회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153.8%를 기록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외에도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국의 M2는 최근 10년 동안 2232조원(2015년 10월 평잔)에서 4498조원(2025년 11월 평잔) 수준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시중 통화량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연속 8%대(수익증권을 포함한 구 기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시중 통화량은 45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통화량도 늘어난 것이지만 이같은 통화량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화폐의 실질 구매력이 낮아진다. 2005년 7억원으로 살 수 있던 주택 가격이 현재 30억원을 상회하는 현상은 돈의 가치 하락을 뒷받침한다. 1980년대 1000원은 짜장면도 사먹을 수 있는 돈이지만 지금 1000원의 가치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이 없을 정도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과잉 우려에 대해 최근 M2 증가율이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금리 인하 국면과 비교해도 증가 속도가 특별히 빠르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의 GDP 대비 통화량이 미국, 유럽 등 주요국보다 많다는 점을 들어 원화 약세와 고환율의 한 요인으로 지적한다.
과도한 통화량 증가는 문제를 야기한다. 시중에 넘치는 자금이 공장·설비·연구개발처럼 생산·고용을 유발하는 실물투자보다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해외로 이동할 경우 환율과 자산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15년에 발간한 '글로벌 유동성, 주택 가격 및 거시경제'연구 논문에서 유동성 충격은 자산가격을 증폭시킨다고 분석했다. IMF가 1990~201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그룹에선 주택가격 상승률의 상승률은 분기당 4.8%로 선진국(1.9%)의 두 배 이상이었다. 주가 변동성도 신흥국이 15.0%로 선진국(10.1%)보다 훨씬 컸다.
유동성이 풀릴수록 자산가격이 더 크게 출렁이며 랠리에 올라탄 계층만 부를 축적하는 구조가 강화된다는 지적이다. 자산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유동성은 '기회'가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유동성 쏠림'은 불평등 확대로 이어진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1년 발표한 '분위별 자산·소득 분포 분석 및 국제비교' 보고서는 한국의 불평등이 소득보다 자산에서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짚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가계 자산은 소득에 비해 격차가 더 크고 상위계층 집중도 또한 심하다"며 "처분가능소득 격차는 완화 추세였지만 2016년 이후 자산가격 상승이 가계자산 격차 확대를 다시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의 통화량 증가율은 높은 수준인데 통화량이 늘고 유동성이 늘면 그만큼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실물자산(부동산·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똑같은 1만원인데...네 가족 배 터지게 먹던 짜장면, 이젠 '혼밥'해야
③ 물가 오르니 떨어지는 돈의 가치

'1999년도 짜장면 가격'이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 외환위기(IMF)를 겪던 1998년 말 GOD는 자식 사랑에 '자장면이 싫다'고 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했지만 그래도 2000년대 초반 '1만원'이면 4인 가족이 중국집 외식이 가능했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2000~2500원이었다. 탕수육 소(小)자는 5000원이면 먹을 수 있었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은 복학생들이 새내기 후배들을 거느리고 선배놀이 하기에도 부담없던 시절이었다. 간혹 "전 간짜장이요"라고 외친 신입생은 '눈치없는 놈'으로 낙인 찍히긴 했지만 낭만이 살아있던 시대였다.
개화기 인천 개항과 함께 화교에 의해 들어온 자장면은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면서 대표적 서민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가격은 1970년대 200원대를 유지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1000원대로 올라섰고 IMF를 거치면서 3000원대로 뛰었다. 1만원 자장면이 일반화된 지금의 Z세대·알파 세대는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폐에 적힌 숫자는 같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돈이 가진 실질적인 힘은 서서히 약해진 것이다.

주요 음식·생활서비스 가격 변화/그래픽=김다나
당장 10년 전과 비교해봐도 물가 상승은 충분히 체감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2016년 1월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4624원이었다. 지금은 7654원으로 올랐고 서울 도심 상권에서는 한 그릇에 1만원을 받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6500원에서 1만원 턱밑까지 올랐고 여름이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 냉면 한 그릇 가격도 8154원에서 1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유명 평양냉면집에선 한 그릇에 1만7000원까지도 받는다.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 메뉴 삼겹살 1인분은 이제 2만원을 호가하는 게 당연해졌다.
먹거리만큼 생활 서비스에 드는 금액도 만만찮게 올랐다. 미용실에서 커트를 받으려면 2016년에는 1만5538원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2만3769원이 든다. 값비싼 파마나 염색까지 한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상·하의 드라이클리닝 세탁비도 1회 6923원에서 1만615원으로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기반 주요품목 물가 상승률/그래픽=김다나
과일·채소류와 생물류 등 품목의 물가 상승 폭은 더 컸다. 국가데이터처의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면 모든 품목 가운데에서 귤이 지난 10년 동안 3배 넘게 가격이 뛰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대형마트를 가보면 최근엔 귤 1㎏ 한 박스가 1만원을 넘는다. 뒤이어 오징어가 2.84배, 배추가 2.35배 올랐다.
제품 용량·크기·수량을 줄여서 눈속임하는 '슈링크플레이션'까지 감안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숫자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생활물가지수는 약 1.27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년 전에 1000만원으로 살 수 있던 재화와 서비스가 약 787만원어치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통장에 있는 숫자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치는 213만원 감소한 셈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를 현명하게 방어하려면 보유 자산 역시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자가 없다시피 한 급여 통장이나 현금 형태로 '잠들어 있는 돈'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만히 두면 돈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모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26년 '1000스닥' 2000년 '닷컴버블'과 다른 이유
2026.02.02. 뉴스1
2000년 3월 코스닥 2800 찍고 연말까지 80% 넘게 폭락
코스닥 PER 마이너스에서 7000배 넘는 기업까지…사업 본질에 집중해야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닥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사상 최고가'까지는 아직 멀었습니다. 바로 2000년 3월 2800선까지 오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이 '25년 8개월 만의 최고치'라고 하는 이윱니다.
1990년대 말은 새천년을 앞두고 지금의 인공지능(AI)처럼 정보기술(IT)이라는 새로운 기대감이 떠올랐습니다. 인터넷과 PC 보급은 노동생산성의 혁명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온라인 공간은 정보 격차를 줄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마존과 야후 같은 기업이 이때 탄생했습니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IT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정부는 벤처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웠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한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 새롬기술을 중심으로 '인터넷 기업'이 코스닥 시장을 점유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현금흐름보다 트래픽과 회원 수, 그리고 '비전'이 주식 가격을 결정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골드뱅크는 1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무료 인터넷 전화'를 앞세운 새롬기술은 150배 급등했습니다.
이때 증시는 반등이 아니라 폭발에 가까웠습니다.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으로 퇴직금을 손에 쥔 중장년층이 증시로 유입됐습니다. 주식에 참여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조바심이 사회 전반에 번졌습니다.
한국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95년부터 2000년 3월까지 400% 상승했고, 2000년 3월 최고점을 찍기 전 6개월 동안 83%나 올랐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IT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주식시장은 흔들렸고, 한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습니다.
코스닥은 2000년 3월 2800선을 넘었지만 그해 IT버블이 터지면서 연말까지 80% 폭락했습니다. '주식하면 패가망신'이라는 고정관념이 만들어졌고, 코스닥은 오랜기간 '성장 시장'이라기보다는 '도박판'이라는 이미지가 계속됐습니다.
그 기억이 지금 다시 소환되는 이유는 코스닥을 둘러싼 장면들이 묘하게 겹쳐보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꿀 기술이 나오고 있는 건 맞지만 문제는 기술보다 가격을 결정하는 논리입니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면 PER이 마이너스인 기업은 물론 7000이 넘는 기업도 있습니다.

물론 2000년과 2026년을 단순히 비교하는 건 위험합니다. 당시는 수익모델이 희박한 사업이 상장과 자금조달을 통해 외형만 키우던 구조가 흔했고, 지금은 자본시장 허들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AI 수요가 실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IT버블 때 상장했던 엔씨소프트(036570), 다음(현 카카오(035720))의 기업가치는 그때보다 높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시장을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입니다. 상승세에 빨리 올라타지 못했다는 조급함에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것보다 10년 뒤에도 더 성장해 있을 것 같은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IT버블 당시 주당 113달러까지 올랐다가 6달러로 추락했던 아마존은 현재 24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20대 1 액면분할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과거 가격으로 4800달러까지 오른 셈입니다.
HBM4 선두경쟁 시작…다른 전략 내세운 삼성·SK
2026.02.01. 서울경제
삼성 “최신 기술 적용 HBM4” 강조
검증된 성능·수율 안정 내세운 SK하닉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이달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 HBM3를 앞세운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1위를 내줬지만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앞세워 이번에는 최초 시장 진입 전략을 강조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성능과 안정적인 수율을 내세워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4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4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제덱(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했고, 주요 고객사들의 요구 성능이 높아졌음에도 재설계 없이 작년에 샘플을 공급한 이후 순조롭게 고객 평가를 진행해 현재 퀄(품질) 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정상적으로 HBM4 제품 양산 투입과 생산이 진행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오는 2월부터 최상위 제품(11.7Gbps·초당 11.7기가비트)을 포함한 HBM4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HBM4는 적층 하단부에서 연산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연결을 돕는 로직 다이를 4나노(㎚·1nm는 10억분의 1m)로 설계하고 핵심 구성품인 D램은 최신 기술인 6세대(1c·11나노급)를 적용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와 5세대 10나노급 D램(1b) 공정을 사용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1위 자리 수성 의지를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제품(HBM3E)에 적용 중인 1b 공정 기반으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매우 큰 성과”라며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로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3E로 검증된 양산 능력과 안정적인 수율,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등을 앞세워 HBM4에서도 시장 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HBM 시장에서 역전과 수성을 노리는 메모리칩 1·2위 업체가 생산 물량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점유율 판도도 올해 빠르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 54%,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 점유율을 전망했다.
공매도 쇼트커버링 압박…되살아난 2차전지
2026.02.01. 서울경제
외국인 일평균 순매수 19배 증가
개인 ETF 투자…에코프로 등 급등
천스닥 이후 공매도 잔액 하락세

에코프로 본사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 주가가 공매도 환매수 영향으로 단기간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부진 장기화로 주가 하락에 베팅했으나 코스닥 정책 기대감에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예상 밖 상승세를 보이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두 종목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지난달 23일 9.84%까지 확대됐다가 26일 8.73%, 27일 7.95% 등으로 점차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코스닥 지수가 약 4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된 이후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23일 에코프로를 1070억 원 순매도했다가 26일 이후 단 5거래일 만에 2054억 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순매수 규모는 426억 원에서 131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일평균 순매수 금액이 26억 7000만 원에서 509억 800억 원으로 19배 폭증한 셈이다.
외국인 순매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공매도 ‘쇼트커버링’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를 위해 빌려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되사는 환매수를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빠르게 오르자 손실을 줄이거나 차익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더 크게 올랐다는 해석이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달 26일 이후 각각 53.5%, 33.1% 급등했다. 이에 에코프로비엠이 1년 4개월 만에 알테오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상태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30일 개인의 코스닥 ETF 순매수 규모만 5조 27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패시브 자금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는 가운데 2차전지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
다만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지속 상승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승이 지속될수록 코스닥 ETF 자산 규모는 지속 늘어날 수 있다”며 “코스닥 상승 초기엔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곳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금리 낮춰도 유동성 파티 끝? 매파인 듯 아닌 듯, 케빈 워시 등장에 시장 재정렬
2026.02.01. 한국일보
금리 인하 속도 제한·강달러 재부상
한국은행 금리 동결 기조 길어질 듯
유동성 랠리 후퇴에 달러·금·비트코인 요동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2011년 11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시장에선 그가 통화정책 전반에서 규율을 중시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대만큼 빠르게 내려가기 어렵고, 대차대조표(연준의 '돈 장부') 축소를 통한 유동성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유연한 매파, 급격한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워시 지명자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이사, 백악관 경제 특별보좌관, 연준 이사(2006년) 등을 거쳐 최근엔 쿠팡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월가와 워싱턴 정가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는 연준 이사 시절 과도한 양적완화를 비판해 온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의 인사로 꼽혔다.
다만 지난해부터 "인쇄기(대차대조표 증가)가 멈추면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더 낮아져야 한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보다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시각으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차대조표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워시를 비둘기와 매파의 경계에 선 인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 요구에 순응하는 극단적 비둘기파보다는, 정책 규율을 유지하는 '유연한 매파'로서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하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는 "정부의 금리 인하 요구에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여러 제약 요인으로 인해 급격한 금리 인하는 어렵다"며 "시장의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워시 지명자가 최근 비둘기적 기조로 전환한 것은 맞지만, 중간선거 이후나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다시 매파적 시각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고 평가했다.

"한은 기준금리 1년 내내 동결 가능성"

워시 지명 이후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완화하자 달러화 가치는 지난달 30일 0.7% 상승해 4년 만의 최저치에서 벗어났다. 달러 약세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금 가격은 하루 만에 9%, 은 가격은 26.4% 급락해 1980년대 초 이후 최대 장중 낙폭을 기록했다. 그간 유동성 랠리에 의존해 온 인공지능(AI) 테마주를 중심으로 미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추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착될 경우 연준이 양적 긴축(QT)을 재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모건 스탠리)이 제기된 여파다.

최일호 체슬리 투자자문 상무는 "워시 전 이사 지명 이후 달러가 더 이상 약세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명 직후 주간 거래에서 1,439원까지 오른 데 이어, 야간 거래에서는 1,450원 선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 역시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독립성이 강화되며 강달러 흐름이 재개될 경우, 한은 입장에서는 매파적 동결을 이어갈 명분이 커진다"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 7만7000불 붕괴…'1000일 크립토 윈터' 경고등
2026.02.02. 이데일리
전날 8만불 붕괴 뒤 잇단 하락, 9개월 만에 최저
美 워시 지명 소식 뒤 비트코인 자금 이탈 계속
블룸버그 “향후 1000일간 최고가 보지 못할 것”
“가격, 존재감, 신뢰 하락세…6~9개월 더 봐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비트코인이 7만6000달러가 붕괴해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장기 침체를 보이는 ‘크립토 윈터’가 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지정학적 위기, 친(親)디지털자산 입법 지연에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 이후 통과 긴축까지 겹치면서 악재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6% 내린 7만6458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작년 4월 이후 9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전날 8만달러대가 붕괴된 뒤 비트코인은 꾸준히 하락세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5.26% 내린 228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XRP(-1.86%), 솔라나(-2.50%) 등 주요 알트코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심리도 위축된 상태다. 디지털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2일 14(극단적 공포·Extreme Fear)를 기록했다. 전날의 ‘극단적 공포’(14)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준 의장 중 한 명, 어쩌면 최고가 될 것”이라거 밝혔다. 그는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금, 은, 주식, 비트코인 모두 약세를 보였다. 워시 임명 이후 통과 긴축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hawkish)일 경우 비트코인의 매수 동력이었던 풍부한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관련해 외신에서는 단기적인 하락이 아닌 장기 침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일자 ‘비트코인, 8만 달러 선 붕괴… 새로운 신뢰 위기를 시사하다’ 기사에서 “비트코인이 가격, 존재감, 신뢰라는 세 가지 모두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페로 비트코인 변동성 펀드의 설립자인 리처드 호지스는 블룸버그를 통해 “나는 많은 비트코인 고래들과 이야기하는데, 그들에게 앞으로 1000일 동안은 또 다른 사상 최고가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해왔다”며 ‘1000일 크립토 윈터’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켓메이커 윈센트의 이사인 폴 하워드는 “2026년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는 15만달러, JP모건은 17만달러 등으로 연내에 비트코인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분석 전문기업인 카이코의 애널리스트 로랑스 프라우센은 “거래량은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미 있는 회복이 시작되기까지 추가로 6~9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韓 대기업 대졸 초임, 일본보다 41.3%· 대만보다 37.0% 높아”
2026.02.01. 문화일보
경총, ‘한·일·대만 대졸 초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韓 대졸 초임 평균 4만6111달러, 일본과 대만 대비 각각 24.5%·41.1% 높아
“우리나라 고임금 구조 고착화···65세 법정 정년연장 등 신중 검토해야”
우리나라 대기업 대졸 초임 임금이 일본보다 41.3%, 대만보다 37.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공서열 기반의 임금 체계와 임금 인상 요구가 강해 고임금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년연장을 비롯한 노동시장 제도 개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일 ‘한·일·대만 대졸 초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졸 초임(초과급여를 제외한 연간 임금총액)은 모든 규모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높았고, 규모가 커질 수록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4년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 대졸 초임 평균은 한국 4만6111달러, 일본 3만7047달러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4.5% 높았다. 특히 대기업은 우리나라 5만5161달러, 일본 3만9039달러로 격차가 41.3%로 나타났다.

시장환율로는 대졸 초임 평균이 우리나라 2만6572달러, 일본 2만2812달러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16.5% 높았다. 대기업은 우리나라(500인 이상) 3만1787달러, 일본(1000인 이상) 2만4039달러로 격차가 32.2%에 달했다.
소기업(10~99인)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1000인 이상 기업체)은 114.3에 그친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500인 이상 사업체)은 133.4에 달해 우리나라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도 양국 간 임금 격차는 컸다. 비교가능한 10개 업종(양국 간 업종 분류 기준이 다르거나 통계적 유의성이 낮은 업종을 제외하고 비교 가능한 업종) 중 9개 업종에서 우리 대졸 초임이 일본보다 높았다. 특히 금융·보험업(일본 대비 144.7%), 전문·과학·기술업(134.0%), 제조업(132.5%) 등에서 격차가 심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96.9%)은 일본보다 소폭 낮았다.

경총은 “통계상 제약으로 대기업은 한국 500인 이상, 일본 1000인 이상을 대상으로 했지만, 동일한 규모로 비교할 경우 대졸 초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한국의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일본의 ‘후생노동성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를 기반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은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 일본은 10인 이상 기업체 상용일반근로자가 비교 대상이 됐다. 분석 규모는 한국은 소기업 10~99인, 중기업은 100~499인, 대기업은 500인 이상으로 분류됐다. 일본은 소기업 10~99인, 중기업은 100~999인, 대기업은 1000인 이상이었다.
우리나라는 대만과 비교해도 대졸 초임이 높았다. 규모 간 임금 격차는 대만이 한국보다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4년 구매력평가환율을 기준으로 대졸 초임 평균은 우리나라가 4만2160달러, 대만이 2만9877달러로 우리가 대만보다 41.1% 높았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에서 우리(5~99인)가 대만(1~199인)보다 44.9% 높고, 비중소기업에서 우리가 대만보다 37.0%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최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시장환율 기준)대만이 한국을 추월한 가운데,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우리 대졸 초임이 대만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환율로는 대졸 초임 평균이 우리나라 2만4295달러, 대만 1만2706달러로 우리나라가 대만보다 91.2% 높았다.
한국의 비중소기업 기준을 300인 이상으로 설정할 경우,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한국 비중소기업(300인 이상) 대졸 초임은 4만6789달러로 대만(200인 이상)보다 40.1% 높게 나타났다.
각국의 중소기업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지난 2024년 기준 우리나라 비중소기업은 115.9, 대만의 비중소기업은 122.6으로 규모 간 임금 격차가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다소 크게 나타났다.
한국의 비중소기업 기준을 300인 이상으로 설정할 경우, 한국 중소기업(5~99인)을 100으로 볼 때 비중소기업(300인 이상)은 118.5였다.
통계상 제약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은 5~99인, 비중소기업은 100인 이상, 대만의 중소기업은 1~199인, 비중소기업은 200인 이상을 대상으로 비교했다. 대만 노동부 초임임금통계는 1~199인 고용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그 외는 ‘대기업 및 기타 기업’으로 분류한다. 경총은 우리 임금을 과대 추정하지 않기 위해 한국 기준을 대만보다 낮은 100인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의 업종별 대졸 초임 수준을 보면, 비교가능한 17개 업종 모두 우리나라 대졸 초임이 대만보다 높았다. 특히 건설업(대만 대비 161.0%), 수도·하수·폐기업(157.3%), 전문·과학·기술업(155.3%) 등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
경총은 한국의 5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 대만의 1인 이상 사업체 풀타임 임금근로자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규모는 한국은 중소기업 5~99인, 비중소기업 100인 이상이었고, 대만은 중소기업 1~199인, 비중소기업이 200인 이상이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 대졸 초임이 일본·대만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며 “우리나라는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가 결합되고, 노조의 일률적·고율 임금 인상 요구가 더해지면서 대기업 고임금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본부장은 이어 “이러한 고임금 구조에서 주로 대기업 근로자에 혜택이 집중되는 65세 법정 정년연장은 청년 고용을 약화시키고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등 노동시장 제반 여건을 조성한 후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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