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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News [2026. 03. 23] 본문
"4월 말부턴 진짜 원유 끊길 판" 정유·석화 셧다운 공포
2026.03.23. 중앙일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이글 벨로어호’가 입항했다.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이 배는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 항구를 출항해 이틀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의 해협 봉쇄 선언에도 속도를 높여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유조선이 됐다. 이 배가 싣고 온 원유 200만 배럴은 HD현대오일뱅크가 정제한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 원유 정제 시설의 처리 능력은 일 최대 52만 배럴. 이글 벨로어호가 들여온 원유는 4일이면 모두 처리된다. 이틀 앞서 들어온 ‘베리 럭키’호의 200만 배럴을 합해도 약 일주일 치 정도다. 이후엔 언제 호르무즈 해협발 유조선이 입항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봉쇄가 시작된 지 3주 지난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이 뚝 끊기는 절벽 시점”이라며 “이젠 정유사들이 여유분도 많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짜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아부 무사섬에서 훈련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란에 최후통첩을 날리고, 이란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전쟁이 길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외 원유 수급 방안을 찾느라 혈안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는 중동산이고, 이 중 90% 이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선 중동산 원유를 우회해서 들여오는 방안이 거론된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하는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의 얀부(Yanbu) 항구에서 원유를 수급받았다. 사우디의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지분 63%를 가진 대주주이기 때문에 대응이 빨랐다.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국내 정유사에도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급을 제안했다고 한다.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도 홍해를 통한 원유 수급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오만만의 푸자이라(Fujairah) 항구로 이어진 송유관을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우회 원유는 확보할 수 있는 양이 적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얀부항에 연결된 송유관은 하루 약 500만~700만 배럴, 푸자이라 항구 쪽은 하루 150만~200만배럴 정도만 수송할 수 있다. 하루 최대 900만 배럴 수준으로는 기존 2000만 배럴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 물량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란 게 업계 우려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는 가동률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4월 말, 5월부터는 진짜 상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중동 원유 확보도 충분하지 않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호주·동남아 등에서 원유를 수급하지만 양이 적고 중동산 대비 원유 활용도가 높지 않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동산 원유를 베이스로 비중동산을 블렌딩해 정제해왔다. 중동산 원유가 없으면 비중동산 만으로는 원활한 제품 생산이 어렵다”고 했다.

중동에서 나프타를 공급받는 석유화학사는 실제 공급을 줄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석화사들의 나프타 재고 분량은 통상 2주치다. 나프타 절반은 국내 정유사에서, 절반은 수입하는데 수입분 중 중동 물량이 절반이 넘는다. 여천NCC 등 석화사들은 가동률을 크게 낮추는 식으로 버티는 중이다. 방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나프타 공급 변동은 기초유분과 합성수지·플라스틱 등 후방제품 생산비 및 수급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짚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0일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이 참여하는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재고 가치가 상승하고 마진이 개선돼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호르무즈 이외 루트에서 구하는 단기 현물 물량 가격이 폭등했고, 운송비와 보험료 등이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정제 마진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수급 조정 명령이나 수출 제한 조치까지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정유 업계 긴장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다만 석화업계는 지금까지 공급 과잉으로 피해가 이어진 만큼 생산만 이어갈 수 있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에틸렌·부타디엔 등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급등해 이전보다 가동률이 낮아져도 마진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 사우디 등이 이란의 공격으로 석화 설비 일부를 가동 중단했고,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당분간 석화 제품 공급 과잉이 해소될 여지가 생겼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봉쇄가 지속하면 5월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자산 아닌 ATM이었다…유가·금리 뛰자 금 급락한 이유
2026.03.22. 한국경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 초반엔 낙관론이 더 강했던 월가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은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18일(현지시간) 하루동안 2022년 약세장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본격적인 포지션 축소에 나섰고, 시장이 내릴 때마다 저가 매수로 하방을 받치던 개인투자자 자금도 이번주 유입액이 전주 대비 15% 줄었습니다. 전쟁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고점 대비 -4% 수준에서 버티던 S&P500은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5% 내렸고, 나스닥은 2% 하락하며 3년 추세선이 깨졌습니다.

시장의 낙관론이 급격히 꺾인 데엔 지난 한 주 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반강제로) '매의 발톱'을 드러낸 영향도 큽니다. 물론 원흉(?)은 유가입니다. 호주 중앙은행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했고,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를 동결하고 점도표상 올해 1회 인하 예상도 유지했지만 "인플레이션에 진전을 보지 못한다면 금리 인하도 할 수 없을 것(파월 Fed 의장)"이라며 완화적 기대를 차단했습니다. 약한 고용 시장보다 물가 상승의 위험을 더 경계한 것입니다.

오랜 디플레이션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일본 중앙은행마저 "전쟁이 주요 리스크로 부상하면 이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것(우에다 BOJ 총재)"이라고 했고요. 뒤이어 영국과 유럽연합(EU)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이르면 4월에도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전 세계 채권시장이 급락했습니다.

미국채 2년물 금리가 Fed의 기준금리 중앙값을 상회했다. 자료=CNBC
이란 전쟁 이전 3.37%, FOMC 이전 3.65%였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20일 3.89%까지 급등(채권가격 하락)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3.625%)보다 높아져 사실상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습니다. 유가만 바라보던 시장의 걱정거리에 이제 금리까지 추가된 겁니다. 닐 두타 르네상스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좋은 소식으로 인한 금리 인하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실업률이 상승하더라도 Fed가 즉시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를 지탱해줄 또 하나의 안전장치가 사라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금 선물 가격 추이. 자료=CNBC
이런 국면에서 국채와 함께 급락한 것이 또 있습니다. 금입니다. 20일 금 선물 가격은 4574.9달러까지 하락해 일주일 만에 9.6% 내렸습니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입니다. 통념대로라면 더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전통의 '안전자산'이자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값이 올라야 할 것 같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 안전 자산보다 유동성 자산으로
전쟁 이후 오히려 금이 급락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사실 '많이 올라서' 입니다. 금은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상승률이 41.5%에 달합니다.
전쟁 이후 유가, 주가, 금리 등 모든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폭발하고 유동성 스트레스가 불거진 상황에서 현금 마련이 급해진 일부 투자자들은 가장 수익률이 좋고 유동성도 풍부한 금을 우선으로 내다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데니리서치는 "금은 급격한 상승 후 이익 실현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중동의 투자자들도 금을 팔아 미국 달러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채 30년물과 2년물 격차(스프레드)가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망에 급격히 줄었다. 자료=CNBC
특히 레버리지 거래 비중이 큰 헤지펀드들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금리 시장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고 강제 포지션 청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쟁 이전까지 헤지펀드들은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것(스티프닝)으로 보고 레버리지까지 걸어 베팅하는 포지션을 많이 쌓아둔 상태였습니다. Fed는 금리를 계속 내릴 것이고(단기금리 하락), 장기금리는 더 많은 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내려오지 못할 테니 장단기 금리차는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고, 중앙은행 금리 인상 우려에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은 헤지펀드들의 베팅과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미국채 3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18일 1%포인트 미만까지 좁혀져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스프레드를 기록했습니다. 포지션 강제 청산 위기에 처한 헤지펀드들은 마진콜(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빨리 팔 수 있으면서 그동안 많이 올라 평가 이익이 쌓여 있던 금부터 내다팔기 시작합니다. 18일 장단기 금리차가 급격히 축소된 동시에 금이 급락한 장면 뒤엔 이런 이유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자산군별 성과. 자료=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3월 첫째주 펀드매니저서베이 결과를 보면 가장 선호하는 거래 1위는 여전히 '금 매수(35%)'였습니다. 동시에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산 1위가 일본 주식, 2위가 바로 금이었습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금이 투자 매력을 잃었다기보다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급전 마련을 위한 '현금인출기(ATM)'로 금이 쓰이면서 매도 폭탄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쉬운 인하의 시대는 끝났다"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식으면서 급부상한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도 금에 불리합니다.

Fed 기준금리(검은색)와 금 ETF 보유량(노란색) 추이. 자료=블룸버그
금은 역사적으로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동시에 '무이자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로 이자나 배당 같은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금은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되고 실질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선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전쟁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수요를 자극하는 것보다, 유가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의 매력을 깎아내리는 구조가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 가격(파란색)과 Fed 기준금리(회색) 추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그랬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 반짝 상승했던 금값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자 7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거론되고 나서야 반등했지요. 유가 급등으로 중앙은행들의 긴축 우려가 커진 지금도 똑같은 역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WSJ 기자는 이번 3월 FOMC를 통해 "'쉬운' 금리 인하의 시대는 끝났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Fed는 작년까지 '정책 재조정(recalibration)'이라는 명목으로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도는 국면에서도 금리를 계속 내려왔지만, 이젠 확실히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거나 확실히 고용시장이 망가지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란 뜻입니다.

또 금리 인하가 재개되더라도 이전 기대만큼 인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Fed는 이번 분기 경제 전망에서 장기(중립)금리 추정치(3.0→3.125%)와 장기 GDP 성장률 추정치(1.8→2.0%) 중앙값을 상향조정했습니다. 장기 성장률 추정치가 상향된 것은 무려 6년 만입니다.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중립금리도 높아졌다는 인식을 드러낸 겁니다.
중립금리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제약하지 않는,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정상 금리'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Fed는 이 중립금리를 목표로 기준금리를 조정해 가는데, 이 중립금리가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은 Fed가 장기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할 폭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익숙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이제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맞닥뜨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리와 금값에도 큰 변동성이 나타난 셈입니다.

월가 "금리 인상 전망은 넌센스"
그렇다면 정말 Fed는 올해 내내 금리 동결, 심지어 금리 인상까지 하게 될까요? 전쟁 이전엔 올해 2~3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Fed 금리 선물 시장은 이제 80%의 확률로 동결, 5.3%의 확률로 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선 '지금과 2022년은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건 맞지만, 노동시장이나 가계 저축률, 총수요 등으로 볼 때 경제 펀더멘털은 2022년보다 더 약하다는 겁니다.

핵심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양대 의무를 지고 있는 Fed가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가만 보고 금리를 올리진 못할 것이란 논리입니다. JP모건은 "성장 리스크가 동반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지정학적 공급 충격에 긴축으로 대응하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씨티는 "결국엔 실업률 상승이 Fed를 움직일 것"이라면서 올해 3번 인하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의견은 이란 전쟁이 4~5월 이후까지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기대를 암묵적으로 전제합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전략가(사진)는 "Fed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생각은 넌센스"라면서 "유가 급등 때문에 지연되겠지만 결국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본다. 우린 모두 시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Fed가 개입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세상에 살고 있는 '양적완화 세대(Gen QE)'"라고 말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 구조와 시장 붕괴 위험 때문에 Fed가 과도한 긴축은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은 금리를 올려야 지금의 기형적인 '부채 경제'를 바로잡고 과도한 자산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지만, 정치적 부담과 증시 붕괴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 '쓴 약'을 처방할 의지가 중앙은행에 있을지 의문이라는 뉘앙스도 깔려있습니다.

금 강세장 끝났나
전쟁 이후 금값의 엄청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선 금의 구조적인 투자 필요성에 대한 논리를 아직 꺾지 않고 있습니다. '피터 린치의 보좌관'으로 이름을 알린 조지 노블은 "통제 불능의 재정·통화 정책과 끈적한 인플레이션, 갈수록 심해지는 지정학적 긴장과 지금의 에너지 쇼크까지 고려하면 금에 대해 약세로 돌아서기가 더 힘들다"고 했습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레이 달리오는 자본 전쟁(capital war) 시대에 종이 화폐를 비롯한 전통 금융 자산의 신뢰 하락에 대비할 자산으로 금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제도적 신뢰에 의존하지 않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을 바라봅니다. 공격적으로 자산을 불리기 위한 수단이 아닌, 종이화폐의 하락에 대비할 전통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보유를 권한다는 뜻입니다.
NYT “놀랍게 질서정연” BBC “광화문, 개선문 연상”…외신, BTS 콘서트 집중 조명
2026.03.22. 동아일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BTS?컴백 라이브: 아리랑’(BTS?THE?COMEBACK?LIVE?|?ARIRANG)을 펼쳐졌다. BTS의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년 9개월 만에 컴백하며 ‘K-팝 왕의 귀환’을 알린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실시간으로 전하며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이 시작되자 “쇼가 시작된다!”(The show is starting!)라고 한 줄 속보를 타전했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기념 공연인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NYT는 “K팝 최고의 스타가 돌아왔다”면서 “세계적인 인기 그룹 BTS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컴백은 BTS의 뿌리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자리였다. 새 앨범 제목인 ‘아리랑’은 한국 민요의 이름으로,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을 상징한다”면서 “공연의 장소 역시 한국의 전통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BTS는 고대 궁궐, 6m 높이의 세종대왕 동상이 내려다보이는 신성한 산 아래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이 펼쳐지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현장 분위기에 대해선 “관객들은 놀라울 정도로 질서정연했고, 좌석 티켓을 가진 팬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아 있었다”며 “함성 소리는 예상했던 것처럼 귀청이 터질 듯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좌석 구역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함성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던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역대 최고의 K팝 그룹이 약 4년 만에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했다.


NYT는 1분 단위로 BTS 리더 RM의 인사말과 팬들의 환호성, 공연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팬덤 아미(ARMY)의 열기, 인근 상권의 들썩이는 분위기를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열린 컴백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신곡과 히트곡 무대를 선사한다. 사진공동취재단
BBC는 이번 BTS 컴백 무대인 광화문 광장에 대해서 “마치 개선문을 연상시키는 무대였다. 이는 한국 K-팝 성공의 얼굴로 자리 잡은 7명 멤버들에게 주어지는 흔치 않은 영광이었다”고 표현했다.
또 BBC는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BTS를 위한 사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광장 전체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복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된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외에도 외신들은 멤버들이 공백기 동안 병역 의무를 수행한 점과 이번 공연을 위해 마련된 철저한 보안 체계, 공연 장소인 광화문 광장이 지닌 역사적 상징성을 다뤘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기념 공연인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이번 BTS의 광화문 공연만으로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이상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BTS가 창출할 경제적 효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대감을 전했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복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된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공연이 끝난 뒤 X에는 ‘아미’로 추정되는 해외 팬들의 열렬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들은 “정말 최고의 날이었다. BTS 고맙다. 넷플릭스 정말 고맙다”, “실력이 훨씬 늘었다. 정말 멋진 퍼포먼스였다”, “노래도 최고였고, 눈앞에서 보니 눈물이 나왔다”, “우리의 자랑 BTS, 너무 사랑하고 넋을 잃고 바라봤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고유가·외국인 5주 순매도…은행 창구 환율은 1,530원대
2026.03.22.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90원대로 고공행진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가운데 체감 환율에 가까운 은행 창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발 '에너지 대란'으로 번질 경우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넘어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이틀 연속 1,500원대 마감…외국인, 5주간 30조원 순매도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93.29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지난주 첫 거래일인 16일 1,501.00원으로 출발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거래 장중에 1,500원을 웃돌았다.
지난 19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1,501.0원) 기준으로도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었다. 20일 종가도 1,500.6원으로 이틀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이달들어 20일까지 평균 환율은 1,483.4원으로, 월별로 보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 3월(1,488.87원)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 평균 환율은 1,461.0원으로 분기 별로 봤을 때 외환위기(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가장 높다.
은행 창구 현찰 구매 환율은 1,530원대다. 20일 하나은행 최종 고시 환율은 1,532.86원이었다. 창구 구매 환율은 은행의 환전 수수료 성격인 환율 스프레드가 더해져 기준 환율보다 높다.
공항 영업점 환율은 지난 21일 오후 하나은행 고시 기준 1,570원까지 뛰었다.

공항 환전소[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주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상당수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였지만 원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뉴욕 종가 기준)는 지난주 0.48%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499에서 99.498로 1.0% 내렸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국 통화 중 유럽연합 유로(+1.34%), 일본 엔(+0.31%), 영국 파운드(+0.90%), 스위스 프랑(+0.41%), 스웨덴 크로나(+1.54%) 등은 올랐다. 캐나다 달러(-0.06%)만 소폭 약세였으나 하락 폭은 원화보다 작았다.
기타 통화 중에 대만 달러(+0.20%)와 호주 달러(+0.63%), 중국 역외 위안(+0.03%), 튀르키예 리라(-0.21%),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0.38%) 등도 달러 대비 강세거나 원화보다 덜 약세였다.
태국 밧(-1.22%), 칠레 페소(-1.20%), 러시아 루블(-3.27%), 인도 루피(-1.24%) 등만 원화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주 통화별 등락률[연합인포맥스 캡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원화 약세 주 배경으로 꼽힌다.
브렌트유는 지난 20일 배럴당 112.19달러까지 올랐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98.32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천586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난달 16일 이래 5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9조9천688억원이다.

5주 연속 순매도는 대미 관세 우려가 컸던 지난해 3월 24일∼4월 25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순매도 금액은 당시(5주간 11조6천231억원)보다 훨씬 크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국내 증시 과열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따른 불안감으로 인해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더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쟁으로 국내 증시 변동폭이 커지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 원화 약세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래픽] 원/달러 환율 추이
"에너지 인프라 피해 커지면 환율 추가 상승…전쟁 장기화 시 1,600원"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5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커지면 1,500원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에너지 인프라 파괴는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통제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변수"라면서 "군사 시설 공습 위주던 전쟁 양상이 에너지 시설에 더 큰 충격을 가한다면 환율 상단이 1,5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양상에 따라 환율 상단이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긴장이 지속되면서 확전은 제한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환율 상단은 1,530원 선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쟁이 장기화하고 고유가와 강달러가 맞물리는 극단적인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는 환율 상단이 1,500원 중후반을 넘어 1,600원 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사태가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정도가 점차 줄고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가 있어서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전쟁과 고유가가 지속되더라도 각국 정부가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금융 시장 민감도는 조금씩 낮아질 것"이라면서 "외환 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를 하고 수출업체들이 1,500원을 고점이라고 보며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1,520원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외화 유동성 우려는 없는 상황이며, 외환 당국의 1,500원선 방어 의지도 강해 추가 상승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가 육천피 시동"… 개인
2026.03.22. 파이낸셜뉴스
삼전닉스 주도 반도체 ETF 반등
개인, 변동성을 저가매수 기회로
외인 매도 사이클도 막바지 국면
쏠림 심화에 AI 불확실성 우려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중동 사태에 대한 우려가 옅어지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기대감 회복 등으로 외국인 매도 사이클이 막바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2월 20일~3월 19일)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200'으로 해당 기간 총 1조1557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KODEX 레버리지 9256억원 △KoAct 코스닥액티브 8004억원 △TIME 코스닥액티브 4029억원 △TIGER 200 316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해당 상품들은 국내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개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6조9182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중동 사태로 확대된 변동성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6조1533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매도세가 짙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선 외국인 매도가 일정 기간 이어진 뒤 마무리되는 패턴이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는 점을 근거로 최근 수급 흐름이 사이클 후반부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외국인은 최근 1개월간 △KODEX 레버리지 1247억원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687억원 △KODEX MSCI Korea TR 641억원 △TIGER 레버리지 605억원 등 국내 증시 상승에 수익을 거두는 ETF를 사들였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은 3월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인 것으로 추정한다"며 "역사적으로 지난 2008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연속 순매도는 6개월에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 전환은 반도체 산업이 이끌 수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글로벌 AI 주요 기업인 마이크론과 오라클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거두는 등 AI발 반도체 산업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개월간 개인은 △TIGER 반도체TOP10 6970억원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3437억원 △HANARO Fn K-반도체 1942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1436억원 △TIGER 반도체TOP10 78억원 등을 사들이는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남아있는 양상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 랠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다음 달 초 예정된 삼성전자의 1·4분기 잠정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중동 사태가 길어지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즉각적인 경제적 충격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에 크게 의존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된 만큼 AI 산업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어진 불확실성 요인에서도 한국 반도체 업종의 높은 수출 증가가 한국 경제와 주가를 지켰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AI 경기와 한국 수출·경제가 상당히 연동된 상황이다. 미국 AI 불확실성 확대 혹은 버블 붕괴 발생 시 큰 타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칩 하나 팔던 엔비디아, 이젠 데이터센터 통째로…GTC 2026 톺아보기
2026.03.22. 서울경제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48>
추론 토큰 1만 배 급증해 GPU 하나론 ‘효율’ 낮아
자체 LPU·CPU 등 합쳐 전작 대비 35배 성능 도약
GPU만 1조불 “시작” 인프라 야심 우주까지 뻗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글로벌 AI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년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자 콘퍼런스 ‘GTC’는 글로벌 테크 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무대다. 2년 전 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Blackwell)’이라는 고성능 단일 칩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 3월은 달랐다. 황 CEO는 새로운 단일 칩이 아닌 서로 다른 7개의 칩과 5개의 랙(Rack)으로 구성된 거대한 시스템을 소개했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체를 일괄 공급(턴키)하는 설계자로 사업 구조를 확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일 칩 아키텍처의 한계와 이기종 AI 팩토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글로벌 AI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 시스템 옆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AI 산업의 핵심은 모델을 개발하는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로 활용되는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추론 연산에 필요한 토큰 처리량은 약 1만 배 폭증했다. AI 모델이 스스로 도구를 호출하고 논리를 검증하는 에이전트(Agentic) 시대로 진화한 까닭이다. 기존의 범용 GPU 단일 아키텍처만으로는 전력 소모와 메모리 대역폭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향후 전 세계의 모든 CEO가 자사의 비즈니스를 평가할 때 ‘전력당 토큰 생산량(Tokens per Watt)’을 핵심 지표로 삼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정된 전력 내에서 얼마나 빠르고 경제적으로 토큰을 생산해 내는지가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50페타플롭스(PFLOPS) 성능의 루빈(Rubin) GPU와 베라(Vera) 중앙처리장치(CPU), 그로크(Groq)3 언어처리장치(LPU) 등 총 7개의 칩을 하나의 목적에 맞게 엮은 랙 시스템을 제시했다.
200억 달러 규모의 그로크 인수와 LPU의 역할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 GTC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발표에서 업계에서는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들여 인수한 그로크의 LPU 통합을 눈여겨 봤다. 거대 언어 모델이 답변을 생성하는 디코드(Decode) 단계에서 기존 GPU는 메모리 병목으로 쉴 수밖에 없었다. 비효율이 발생한 것이다.

반면 그로크 3 LPU는 단 500메가바이트(MB)의 S램(정적램·SRAM)만을 탑재하고도 초당 150테라바이트(TB)의 넓은 대역폭을 제공한다. 컴파일러가 데이터 흐름을 정적으로 스케줄링하는 결정론적(Deterministic) 설계를 적용한 결과다. 엔비디아는 이질적인 하드웨어들을 다이나모(Dynamo) 운영체제(OS)로 묶어 이전 세대인 블랙웰 대비 최대 35배의 연산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유명 반도체 분석 기관인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의 딜런 파텔 수석 분석가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조절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수치를 발표했을 뿐 실제 성능 도약은 50배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에이전트 시대, 베라 CPU의 부상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글로벌 AI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1
그동안 GPU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중앙처리장치(CPU)의 비중도 커졌다. 에이전트 AI 환경에서는 직렬 처리 능력이 시스템 전체의 병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체 설계한 베라 CPU는 에이전트 제어에 특화된 88개의 올림푸스(Olympus) 코어와 최신 저전력 모바일 D램(LPDDR5X)를 채택해 에너지 효율을 2배가량 높였다.
황 CEO는 “우리가 CPU를 단독으로 팔게 될 줄은 몰랐지만 지금 엄청난 양의 CPU를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고 이는 이미 수십억 달러(Multi-Billion Dollar) 규모의 비즈니스”라고 밝혔다. 메타(Meta) 등 빅테크들이 베라 CPU 단독 선주문에 나서면서 전통적인 서버 CPU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AI의 최신 기술 동향과 미래 활용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AFP연합뉴스
전력 효율 극대화를 위한 CPO 기술 도입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주요 제약 요인은 전력 확보다. 혹 탄 브로드컴 CEO가 수년 전부터 지적해 온 광학 트랜시버의 전력 병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동반 패키징 광학(CPO) 기술을 스펙트럼-6(Spectrum-6) 스위치에 상용화했다. 초소형 광 변조기(MRM)를 기판에 직접 배치해 포트당 전력 소모를 30와트(W)에서 9 와트(W) 수준으로 낮췄고 절감한 전력을 GPU 등 연산 칩 구동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매출 1조 달러 제시…우주 데이터센터 구상까지

젠슨 황(왼쪽 네번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 참석해 조상연 DSA 총괄 부사장,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황 부사장과 한 사장이 각각 든 삼성전자 HBM4 코어다이 웨이퍼와 그록 LPU 파운드리 4나노 웨이퍼에 ‘AMAZING HBM4’와 ‘Groq Super FAST’라는 황 CEO 친필 서명이 적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즈니스 지표 또한 구체화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2027년 말까지 최소 1조 달러 이상의 매출 가시성을 확보했다”면서 “이 1조 달러는 오직 블랙웰과 루빈 GPU만을 포함한 수치이며 그로크와 스토리지, 네트워킹, 베라 CPU 등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주 물량은 날로 늘어가고 황 CEO가 제시한 수치도 고무적이지만 한계는 있다. 장비 수급이다. 세미애널리시스는 “ASML의 연간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량은 고작 70대 수준에 불과해 이 속도라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확보할 수 있는 AI 컴퓨팅 용량은 물리적 상한선에 부딪힐 것”이라며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 회장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
장비 부족 못지 않게 심각한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도 소개됐다.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원(Space One)’ 구상을 공개한 것이다. 대기가 없어 태양광 발전 효율이 지구 표면보다 6~10배 높고 무한한 자연 냉각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한 행보다. 단일 칩의 성능 경쟁을 벌이던 엔비디아가 현실적 제약을 딛고 AI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K, 1분기 '깜짝 실적' 전망…메모리 가격 급등 효과
2026.03.22. 블로터

/ 생성형 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공급 재편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수급 환경이 당분간 이어지며 연간 실적 역시 견조한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분기 영업익…삼성 445%↑·SK 316%↑ 전망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115조4874억원, 영업이익 36조448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며, SK하이닉스는 매출 45조7785억원, 영업이익 30조9522억원으로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양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445.2%, 316%씩 증가하게 된다.

'깜짝 실적'의 배경에는 가파른 AI칩 수요와 D램 가격 상승세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수익성이 높은 HBM 수요는 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전년 346억달러 대비 58% 증가한 54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26년 HBM 시장 규모 전망. / 사진 제공=SK하이닉스 뉴스룸
여기에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과 DDR5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을 우선하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공급이 타이트해지자 고객사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0%, 90% 급등했다. 이달 기준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1~2주 수준까지 낮아지며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HBM 중심의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와 범용 제품 공급 축소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분기 마다 '어닝 서프라이즈'…"28년까지 메모리 부족"
회사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의 수혜를 직접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도 실적에 우호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평가다.
게다가 HBM과 DDR5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이 늘고 있고, 그동안 실적 부담 요인이었던 파운드리 사업도 선단 공정 수율 안정화와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폭이 축소되며 전사 이익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을 중심으로 한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함께 모바일 메모리 제품(LPDDR5X, UFS 등)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낸드 역시 감산 이후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격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 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경신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며, 이 중 메모리 부문이 AI 수요 확대로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컴퓨팅 및 데이터 스토리지 부문은 전년 대비 41.4% 성장해 매출 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은 고객사의 수요 충족률이 여전히 6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고객사들은 가격보다 물량 확보가 최우선 전략이 되는 수급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수요 증가 속도와 제한적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메모리 반도체의 타이트한 수급 환경은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배터리 3사 가동률 50% 아래로…R&D 4000억 늘렸다
2026.03.22. 뉴스1
美 전기차 캐즘 여파…"中에 뒤처질라" R&D 투자 15%↑
전기차→ESS 배터리 전환 가속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이 일제히 50%를 밑돌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4000억 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생산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중국 배터리와 경쟁하기 위한 미래 투자는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요가 줄어든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인공지능(AI) 산업과 맞물려 각광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K-배터리'가 반등을 위한 몸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장 가동률 2년 새 80%→40%로 '뚝'…美 캐즘에 현지 배터리 생산 악영향
22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공장 평균 가동률은 △LG에너지솔루션 47.6% △삼성SDI 50.0% △SK온 48.7%로 집계됐다. 2024년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은 57.8%에서 10.2%포인트(p), 삼성SDI는 58.0%에서 8.0%%p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SK온은 43.8%에서 4.9%p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을 밑돌았다.
3사 공장 가동률이 모두 50% 이하로 떨어진 건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한 202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가동률은 △LG에너지솔루션 73.6% △삼성SDI 84.0% △SK온 86.8%를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지난해 9월 종료되자 이를 전후로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한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규모를 하향 조정한 게 현지 소재 3사 배터리 공장 가동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3사 R&D 3조 투자, 전년比 4천억 증가…"전고체 배터리, 中 우위 확보 '사활'"
그럼에도 3사가 지난해 쓴 R&D 비용은 총 3조 605억 원으로 전년(2조 6625억 원) 대비 14.9%(3980억 원) 증가했다. 각사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1조 880억 원) 대비 22.0% 증가한 1조 327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1조 2975억 원에서 9.5% 증가한 1조 4209억 원, SK온은 2770억 원에서 12.7% 늘어난 3121억 원이었다. 3사 모두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모두 R&D 투자는 확대한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R&D를 놓을 수 없었던 건 '라이벌' 중국을 의식한 결과다.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의 지난해 R&D 비용은 221억 위안(약 4조 7700억 원)으로 국내 3사 합산액보다 많다. 이는 연구개발 성과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연평균 전고체 배터리 분야 특허 출원 증가율은 한국이 18%로 중국(33.6%)에 밀려 세계 2위에 그쳤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과 고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 현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높은 출력이 장점인 삼원계(NCM·NCA) 배터리에 주력했지만 중국 기업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3.3%p 하락한 15.4%를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에서 만큼은 중국 대비 가격과 성능 모두 우위에 서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전기차 배터리→ESS 배터리 전환 속도…계약 상대도 에너지 기업으로 재편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은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현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단독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처음 시작한 데 이어 올해 2분기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소재 GM 합작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디애나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에서 ESS용 NCA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라인 전환도 준비 중이다. SK온은 올해 하반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 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ESS 관련 수주 낭보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SDI는 미주법인이 미국의 에너지 전문업체와 1조 5000억 원 규모의 ESS용 NCA·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7월 공시했는데, 최근 미국 정부를 통해 해당 배터리가 테슬라 ESS용으로 납품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SK온은 지난해 8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2000억 원 규모의 ESS용 LF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땡큐 아메리카” K-배터리 3사, 지난해 美 보조금 42%↑
2026.03.22.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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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C 2.6조 돌파
북미 생산 확대 효과 본격화
삼성SDI 206%↑·SK온 146%↑
LG엔솔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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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왼쪽부터)과 SK온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삼성SDI 기흥 본사 전경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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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생산 확대 전략이 실적 상승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미국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이 총 2조6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2% 증가한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1조6468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했다.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점이 주효했다. 다만 증가율은 11%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삼성SDI는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2024년 898억원에 그쳤던 AMPC 수령액이 지난해 2751억원으로 급증하며 약 206% 늘었다.
SK온은 7186억원 수령하며 전년 대비 146% 늘었다. 북미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현지 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보조금 수혜 규모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IRA에 따른 AMPC는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핵심 산업 지원 정책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해 일정 금액을 세액공제 형태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사실상 현금성 보조금으로 인식된다. AMPC는 단순 보조금을 넘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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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IRA 시행 이후 미국의 전력망 및 에너지솔루션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법안 도입 이후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투자가 확대됐고, 이에 연계된 ESS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최근 미국 내 정책 변화로 일부 재생에너지 세제 혜택의 축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업계에서는 ESS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ESS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가스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는 수년이 소요되는 반면, 태양광과 ESS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어 대안 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입법에서도 ESS 투자세액공제는 2032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되며 정책적 지원 의지가 재확인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AMPC 수익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미 ESS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보조금 규모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증가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회사는 2026년 말 기준 ESS 생산능력을 기존 30GWh에서 60GWh로 상향할 계획이다.
다올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수령액이 올해 2조2620억원, 2027년 5조5020억원, 2028년 8조44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역시 올해 북미 ESS 생산능력 전망이 약 20GWh에서 약 30GWh로 상향되면서 AMPC 수익이 올해 5500억원, 2027년 1조5530억원, 2028년 2조117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를 기점으로 수익 저점이 확인됐고, ESS 라인 본격 가동과 AMPC 확대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미국 내 ESS 수요 증가와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가능성까지 더해지면 국내 업체들의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소액주주 1년새 20만명↑…배터리 3사 엇갈린 흐름
2026.03.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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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고려해 종목 선택"…전기차 캐즘에 성장동력 확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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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소액주주 수가 뚜렷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삼성SDI의 소액주주는 1년 새 20만명 넘게 증가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AI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라인업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각 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5년 소액주주 수는 59만3천685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39만852명)과 비교해 20만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75만9천197명으로 2024년(79만6천13명)보다 약 3만6천명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33만9천32명으로 전년(36만6천138명) 대비 약 2만7천명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주가 흐름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SDI의 주가는 2024년 7월 평균 35만7천978원에서 2025년 7월 18만3천404원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주가가 낮아진 구간에서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소액주주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진행한 유상증자 흥행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우리사주와 기존 주주 청약률이 100%를 웃도는 등 투자 수요가 확인되면서 개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2024년 7월 평균 34만5천152원에서 2025년 7월 33만2천957원으로 1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유사한 흐름 속에서 개인 투자자가 이탈한 것으로 분석됐다.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중심 사업을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업 다각화가 중장기 실적과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투자자들이 이차전지 업종 전반에 관심을 가진 것과 달리 주가 수준과 반등 여력을 고려해 종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급등에 공급조정까지…중동사태, 석화업계 전화위복 될까
2026.03.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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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등 석화제품 비축 수요 급증에 수익성 지표 급반등
중동·中 생산력 저하로 공급과잉 완화 시 수혜 장기화 전망
"중장기 구조변화 신호…가격보다 안정적 판매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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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중동발 위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이 국내 산업 전체에 충격파를 미치고 있지만,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길게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공급 단절 우려에 따른 비축 수요와 함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중동과 중국의 설비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 있는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내 납사(나프타) 트래킹 센터 모습. 2025.11.7 son@yna.co.kr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에틸렌과 부타디엔과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에틸렌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전주 대비 74% 넘는 상승세를 보인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사태 전과 비교해 상승률이 20%를 넘지 않았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차)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 2일 35달러에 그쳤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7일과 18일 218달러, 241달러로 크게 뛰면서 통상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250달러선에 근접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원가 상승뿐만 아니라 공급 단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석유화학 제품 비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석유화학 제품 구입량이 평소보다 50% 줄어든 상태가 40일 이상 지속될 경우 공장 가동률도 50%로 축소해야 한다"며 "봉쇄가 지속되면 5월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울산=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지난 22일 대한민국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 에틸렌 생산 핵심설비인 크래킹히터(오른쪽)가 도입되는 등 본격적인 설비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4.10.23 [에쓰오일 제공] photo@yna.co.kr
업계 구조재편의 배경이 된 글로벌 공급 과잉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완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 석유화학 설비 일부가 가동을 중단했다.
여기에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하는 등 원유와 가스 공급 감축·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역내 석유화학 생산력이 전체적으로 하향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에탄올분해시설(ECC) 가동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 공급 과잉을 일으킨 중국 업계도 이번 사태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활용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을 장악했으나, 이번 사태로 핵심 원유 공급선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태가 정상화해도 파괴되거나 가동을 중단한 시설의 재가동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국내 업계의 반사 이익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중장기 업황 개선 기대감은 증권가 실적 전망치에도 반영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최근 1개월간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이 1천848억원으로, 전년 9천431억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올해 롯데케미칼이 1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이 6천46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LG화학이 연간 1조575억원, 금호석유화학이 3천6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집계까지 포함하면 올해 주요 석화업체들이 일제히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

'석화 구조개편 2호' 롯데케미칼·여천NCC 여수서 설비 통합(서울=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20일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이 참여하는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날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기업결합 건에 대한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개시했다.
제출된 사업재편계획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NCC를 분할해 한화솔루션·DL케미칼 합작사인 여천NCC와 통합한다. 신설법인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세 회사가 공동으로 지배한다.
지난해 11월 사전심사를 개시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기업결합에 이은 석유화학 사업재편 제2호 기업결합 사례다. 사진은 지난 9일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모습. 2026.3.20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이번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인 구조재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6월 완공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180만t 생산 규모로, 석유화학 제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때 맞춰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 공급 과잉 우려도 크게 덜게 됐다. 샤힌프로젝트로서도 초기 안착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그럼에도 단기적 나프타 수급 불안 및 가격 급등은 업계가 당면한 최대 위기다.
이미 주요 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재고를 비축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석유공사 제공
예정된 정기 보수를 앞당기며 단기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흐름도 보인다.
생산량 조정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에는 이번 국면이 단기적 실적 변수이자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승패는 누가 더 싸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전환사채 호재일까, 악재일까…왜 발행했는지 따져봐야
2026.03.22. 한국경제
돈 되는 공시 읽기
발행대상 '3자 배정' 많아
투자자 교체 잦은지 '체크'
자금조달 목적도 확인을
설비투자한다면 긍정적
채무 상환용이면 '주의'

코스닥시장 상장사 투자자들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공시 중 하나가 전환사채(CB) 발행 소식이다.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일반 주주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량 폭탄’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CB 발행 공시를 단순히 자금 유입이라는 호재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누구에게, 왜 발행하나 살펴야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많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기업은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있고, 투자자는 주가 상승 시 시세 차익으로 이어지는 옵션을 챙길 수 있어 서로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CB가 주식으로 대량 전환돼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떨어뜨리는 사례도 많다. 투자자가 직접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 발행 결정)’ 공시를 통해 세부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대목은 발행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CB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 방식보다 특정 투자조합이나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이 대부분이다. 제3자 배정은 ‘특정인에 대한 대상자별 사채 발행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CB는 발행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가 바뀌거나 발행 금액 등이 변경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투자자가 바뀌거나 발행 금액이 변동돼 자주 정정 공시가 이뤄졌다면 CB 투자자의 자금 조달 능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금 조달의 목적도 핵심 체크포인트다. ‘조달자금의 구체적 사용 목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설비 투자나 타법인 인수를 위한 자금이라면 기업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반면 기존에 빌린 돈을 갚기 위한 채무 상환이나 운영자금 비중이 높다면 회사의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사채의 이율’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을 통해 해당 회사의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표면이자율은 채권 보유 기간에 정기적으로 받는 이자이며, 만기이자율은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받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서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CB를 발행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투자자가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이자 수익보다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기업의 신용도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환가격 조정 등 옵션도 중요
상장사의 주가가 내려가면 그에 맞춰 전환가격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은 ‘전환가액 조정에 관한 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 시 채권자의 손실을 보전해 원활한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주주에게는 향후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나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어떤 경우에 얼마까지 조정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CB에 부여된 다양한 옵션 내용도 눈여겨봐야 한다.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발행회사 등의 매도청구권(콜옵션) 등이 많이 활용된다. 조기상환청구권은 투자자가 만기 이전에 회사에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매도청구권은 발행회사나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발행된 CB의 일부를 나중에 되사올 수 있는 권리다. CB 발행금액 중 얼마나 인수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1501.0원, 1500.6원… 환율 1500원 정말 '뉴노멀' 됐나
2026.03.21. 더스쿠프
한눈에 본 3월 셋째주 시황
오르락내리락 한 국내 증시
미국-이란 전황 따라 출렁여
국제 유가 급등 악재로 작용
1500원대 넘은 원·달러 환율
美 연준, 2차례 연속 금리 동결
미국-이란 전쟁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 정책에 국내 증시가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1% 상승한 5781.20을 기록했다. 19일 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에 2% 넘게 떨어진 지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과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가 계속해서 국내 증시를 괴롭히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150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증시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대(주간 거래 종가 )를 돌파했다.[사진|뉴시스]
#시황 =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이란 전쟁의 전황처럼 국내 증시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동결에 출렁였던 증시가 상승세로 한주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0일 전 거래일 대비 0.31% 오른 5781.20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에 적응하던 국내 증시는 18일 5925.03까지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5900대를 웃돈 것은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기 전인 2월 27일(6244.13) 이후 지난 12거래일 만이었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19일에는 5763.22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외부 변수에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닥지수는 20일 1161.52를 기록하며 1160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전 거래일 대비 1.58% 오른 수치로 코스피 시장 상승률을 웃돌았다.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던 국내 증시의 흐름이 중소형주로 옮겨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코스닥 시장을 향하고 있어서다.

#거래실적 = 3월 셋째주(16~20일) 국내 증시에선 개인 매수,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조755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는 3조27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를 메운 건 1조6570억원을 사들인 기관투자자였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높아진 불안 심리와 치솟은 원·달러 환율 탓에 국내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3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6조1533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닥 시장에선 4267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2401억원을 팔아치울 때 코스닥 시장에선 234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외국인 투자자와 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2338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선 1170억원을 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대형주 위주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조금씩 코스닥 시장을 향하고 있다는 건데, 시장에선 이런 분위기가 정부의 코스닥 육성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코스닥 시장을 2부로 분리하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시장을 '성숙한 혁신 기업(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기업(스탠다드 시장)'으로 구분해 2개 리그 체계로 개편하고, 승강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코스닥 시장을 키우려는 정부의 의지가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 주요 종목 = 반도체 관련주는 등락을 거듭했다. 국내 시가총액 1·2위 종목의 희비는 조금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20만전자'를 지키는 데 실패했지만 SK하이닉스는 '100만닉스'에 안착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9만94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00만7000원을 기록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53% 치솟으며 단숨에 20만8500원으로 올라섰다. 2월 27일(21만7500원) 이후 12거래일 만이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도 105만6000원으로 상승하며 '100만닉스'로 올라섰다. 여전히 유효한 반도체 업황 기대감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조가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감도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문제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 전망은 경제 성과에 달려있다"며 "경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셈이다. 상승세를 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9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율 =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9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01원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겨 거래를 마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17년 만이었다. 지난 20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6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환율이 더 상승할 것이 뻔해서다. 여기에 환차익을 노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으로 발길을 돌리면 자금 유출에 따른 환율 상승 여지도 커진다.
#채권 = 앞서 언급했듯이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3.5~3.75%로 동결했다. 동결 찬성 11표, 반대 1표였다. 1월에 이은 두번째 금리 동결이다. 상승 조짐을 보이는 물가와 함께 중동 리스크가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 연준은 중동 전쟁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치솟는 국제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을 수 있는 요인이다.
“지금 들어가면 코인·금·주식 상투 잡는다”…하락 경고
2026.03.21. 이데일리
블룸버그 맥글론 "모든 자산가격 1분기 고점"
나스닥 변동성 8년 만에 최저, '폭풍 전 고요'
코인 먼저 무너졌고 다른 자산도 따라갈 것
중동 전쟁 장기화, 금리 인상 가능성 악재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금 비트코인, 금, 미국 주식 등 모든 자산 가격이 고점 수준이라며 코인이 먼저 무너졌고 다른 자산도 결국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금 섣부른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고점에서 물리는 일명 ‘상투’를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은 20일(현지시간 기준) X(옛 트위터) 계정에 “1월 말 기준 나스닥 100 인덱스의 180일 변동성(Nasdaq-100 Index 180-day volatility)이 2018년 이후 월말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비트코인, 구리, 은, 금, 주식, 미국 국채금리가 고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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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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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00 인덱스 변동성은 글로벌 자금 흐름과 투자 심리를 가장 빨리 보여주기 때문에 전체 자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쓰인다. 이 지표가 2018년 이후 최저치라는 것은 시장이 너무 조용해 고점 근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맥글론의 분석이다. ‘폭풍 전 고요’처럼 지금 날씨가 좋아보이지만 급락 직전이라는 것이다.
맥글론은 “2001년 9·11, 2008년, 2022년과 비슷한 초기 징후들이 2026년에 힘을 얻고 있다”며 “2008년과 비슷하게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이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하락)이 에너지 충격으로부터 점차 확산될 수 있다”고 봤다. 유가 상승→물가 인상→소비 위축→기업 부담 증가→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 가격 하락이 올 것이란 전망이다.
맥글론은 “비트코인, 구리, 은, 금, 원유, 주식시장, 미국 국채금리의 1분기 고점은 2026년의 최고점(천장)이 될 수 있다”며 “1분기에 팔고, 2026년 4분기에 살까(Sell 1Q, Buy 4Q26?)”라며 지금은 매수에 나설 때가 아님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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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맥글론은 1월 말 기준 나스닥 100 인덱스의 180일 변동성(Nasdaq-100 Index 180-day volatility)이 2018년 이후 월말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비트코인, 구리, 은, 금, 주식, 미국 국채금리가 고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사진=마이크 맥글론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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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21일 오전 10시30분 현재 7만54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비트코인은 7만달러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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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21일 보도에서 “전쟁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비트코인은 7만 달러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동의 혼란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트레이더들은 10월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크립토 분류 방식의 새로운 세부 내용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은 제한됐다”며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금 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기관의 크립토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혁, 155억 주고 산 논현동 빌딩…11년 만에 '초대박'
2026.03.21. 한국경제
장혁 논현동 155억 빌딩
11년새 얼마나 올랐나 봤더니

사진=한경DB
배우 장혁이 보유한 건물의 가치가 11년 만에 130억원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1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장혁은 2015년 7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을 155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근저당권은 시중 은행으로 채권최고액은 90억원이 설정됐다. 보통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의 120% 수준으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실제 대출액은 7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사진=한경DB, 네이버 지도 거리뷰
빌딩로드부동산중개법인 김경현 팀장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장혁의 건물에 대해 "인근 매각 사례로는 장혁 빌딩 바로 맞은편 예전에 한신포차 본점이 있던 신축이 필요했던 건물이 2024년 11월에 (평당) 2억3100만원에 매각된 사례가 있다"며 "이에 대지면적 등의 가중치를 더한 평단가를 2억1500만원으로 적용해 장혁 건물에 대지면적인 133평을 곱하면 286억으로 매입 11년 만에 약 131억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부동산 플랫폼 밸류맵은 지난 2월 26일 기준 해당 건물 시세로 112억6000만원이라고 평가했다. 장혁의 매입가보다 떨어진 셈이다.
해당 건물은 지하철 7호선, 신분당선 환승역인 논현역과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환승역인 신논현역 사이, 논현동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식당과 주점 등이 입점해 있고, 4층부터 5층은 음반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 등이 위치하고 있다.
장혁은 2015년 해당 건물을 매입한 이후 2020년 3월 코로나19 당시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해 임대료를 감면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극복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
뜨거웠던 서울 집값…체감 온도 빠르게 식는 중
2026.03.22. 비즈워치
부동산(Realty), 통계(Stat)로 더 꼼꼼히 봅니다(View)
1.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 하락폭 전국 최대
2. 송파에 무슨 일이?…나 홀로 하락한 전셋값

서울 주택매매 심리, 하락폭 전국 최대
최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소위 한강벨트라 불리는 한강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집값이 내려가고 있어요.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시장의 확신도 다소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와요.
지난 17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6.9포인트 낮아진 121.3으로 나타났어요. 전국 최대 하락폭이며 서울 다음으로 내림폭이 컸던 지역은 14.1포인트 떨어진 경북(117→102.9)이에요.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가격상승 및 거래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걸 의미해요. 이를 다시 3개 국면으로 나눠 95미만은 하강, 95~115미만은 보합, 115이상은 상승으로 구분해요.
즉 서울 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크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가격 상승과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로 풀이돼요.

다만 세부적인 응답 내용을 살펴보면 조사모집단 중 하나인 중개업소에서는 서울 주택 매매 시장은 매수우위가 된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난달 '매수하려는 사람이 다소 많았다'(21.3%)와 '매수하려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4.3%)로 이 응답 비율의 합은 25.6%에 그친 반면 '매도하려는 사람이 다소 많았다'(30%), '매도하려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9.4%)로 39.4%에 달했어요. 1월에는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비율의 합이 32.2%,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비율의 합은 30.7%였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에요.
아울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일반 가계 응답자 중에는 지난달 살고 있는 주택의 가격이 올랐다고 응답한 비율은 21.6%, 낮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0.1%였어요. 1월 조사에서는 각각 35%, 3.3%였던 것과 비교하면 서울 거주자의 집값 체감 온도는 쌀쌀해진 셈이에요.

송파에 무슨 일?…나 홀로 하락한 전셋값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요. 임대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인데요. 이 가운데 지난 한달간 서울 송파 아파트의 전셋값은 오히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어요.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6년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2월 한달간 0.47% 하락했어요.
이 기간 서울 아파트의 전체 전세가격은 0.41%가 올랐는데요. 노원구는 0.9%가 오르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송파와 함께 동남권으로 분류되는 서초도 0.7%가 상승했으나 송파만은 크게 하락한 것이에요.

이 같은 전세가격 하락은 송파구에서 신축 아파트의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 영향이에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송파구 신천동에서 2678가구의 대단지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입주지정기간이었어요. 아울러 신천동에서 1865가구의 잠실르엘도 지난달 2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어요.

송파구의 전셋값은 하락했지만 월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어요. 송파구의 올해 2월 평균 월세는 1년 전(153만 원) 대비 36.6% 급등한 209만 원이에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잠실리센츠' 전용 84.99㎡의 월세 신규 계약을 살펴보면 보증금 5억원, 월세 330만원이었는데 1년 전 동일한 평면은 같은 보증금에 월세가 250만원이었어요.
아울러 송파구의 전셋값 내림세도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당장 부동산원의 주간 단위 발표에서는 송파 전셋값은 3월 둘째주에 0.05%, 셋째주에는 0.07%가 오른 것으로 확인돼요.
송파에서 다음해까지 눈에 띄는 대단지 입주는 없을 것으로도 보여요. 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으로 발표한 '입주예정물량정보'에 따르면 내년까지 송파구 입주 물량은 2692가구에요.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를 제외한 수치예요. 잠실르엘까지 제외한다면 827가구에 불과하고요.
“국평 84㎡ 가고 59㎡ 왔다”…서울 아파트 시장 소형이 대세?
2026.03.21. 세계일보
가구 규모 작아지며 ‘소형 아파트 전성시대’
월세 거래량, 59㎡가 ‘국평’ 84㎡ 앞질러
수도권 청약자 수도 소형이 중형 첫 추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국민 평형’으로 불리던 84㎡(이하 전용면적) 대신 59㎡ 비중이 커지고 있다. 가구 구조 변화와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소형 평형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인 가구 증가에 월세 거래량 59㎡>84㎡
20일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집품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2024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아파트 59㎡와 84㎡의 매매·전세·월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59㎡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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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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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월세 시장의 변화가 컸다. 2026년 1~2월 기준 59㎡ 월세 거래는 4494건으로 84㎡(3494건)보다 약 28% 많았다. 2024년 같은 기간에는 84㎡ 월세(3558건)가 59㎡(3295건)보다 많았지만 역전된 것이다.
전세 시장에서는 두 평형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59㎡ 전세 거래는 2024년 6060건에서 올해 3345건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84㎡도 7841건에서 6304건으로 감소했다.
매매 시장은 거래 규모가 전반적으로 커졌다. 59㎡ 매매 거래는 2024년 초 1339건에서 올해 2348건으로 약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84㎡ 매매 거래 역시 1613건에서 3368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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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용 59㎡·84㎡ 거래량 비교. 집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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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 배경에는 가구 구조 변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은 39.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가구 규모가 줄어들면서 소형 평형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집품 관계자는 “과거에는 3~4인 가구를 위한 84㎡가 아파트의 표준이었다면, 이제는 1~2인 가구 중심의 59㎡가 매매와 임대차 시장 모두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실제로 서울 노원·성북구 등 주거 밀집도가 높은 자치구를 중심으로 59㎡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나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 평형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도 소형이 중형 추월…서울 60%가 소형 접수
청약 시장에서도 소형 면적이 인기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는 소형 면적의 청약자 수가 처음으로 중형 면적을 넘어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자 총 48만5271명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에 21만8047명이 몰렸다. 이어 전용 60∼85㎡의 중형 아파트에 21만7322명,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에 4만9902명이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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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분양 전용면적별 청약자 수 추이. 부동산R11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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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주택 청약 접수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소형 면적 청약자가 중형 면적의 청약자보다 많았던 것은 처음이다. R114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청약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며 “결과적으로 수요는 청약 당첨 이후 현실적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재편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소형 면적 선호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수도권 지역별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서울 172.8대 1, 경기 7.5대 1, 인천 3.0대 1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전체 청약자의 59.7%(17만7840명)가 소형 면적에 접수하며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서울 분양 물량의 40.8%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된 영향이 크다고 R114는 설명했다.

장선영 R114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나타난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은 단기적인 인기 쏠림을 넘어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의 수요 구조가 본격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도권 내 집 마련에서 분양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에 도시 인구 구조의 변화, 진화된 소형 평형 설계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H 8개 노선, 부동산 시장 바꾸는 GTX 어디까지 뚫렸나
2026.03.23. 조선비즈
A 노선, 이르면 6월 전 구간 연결
B·C는 늦어지던 실착공 돌입
D~H는 제5차 국가철도망 포함 관건
“호재 반영된 곳도…인프라 등 고려해 투자”

국내 첫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인 GTX-A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한 직후 수도권 전체의 대중교통 통행량이 하루 50만여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GTX 서울역.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서 교통 호재는 가치 상승의 주요 동력이다. 특히 서울 도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일종의 집값 보증수표가 됐다. 현재까지 GTX 노선 8개가 공개된 가운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을 앞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교통 이슈 중 하나는 GTX-A 구간 전체 연결이다. GTX-A 노선은 2024년 3월 동탄~수서 32.7㎞ 구간과 같은 해 12월 서울~운정중앙 32.3㎞ 구간을 개통, 분리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르면 6월 끊어져 있던 수서~서울 구간이 열릴 예정이다. 2년 만에 삼성역을 무정차로 통과하는 방식으로 모든 구간 운행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동탄에서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0분대로 크게 줄게 된다.
기대감에 GTX-A 노선 정차역 인근 집값은 또 들썩이고 있다. 경기 화성시 여울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65㎡는 지난 2월 1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 10월(12억8000만원) 이후 4개월 만에 3억원 넘게 가격이 오른 것이다. 개통 초기 10억원대에 거래되던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현대힐스테이트7차 전용 84㎡는 지난 1월 13억원까지 상승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GTX본부 및 협력사 관계자들이 GTX-B 1공구 우수현장을 견학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제공
다음으로 가시화된 노선은 GTX-B와 GTX-C다. 이 노선은 공사비 상승과 정거장 추가 요청, 주민 반발 등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과 경기 북동부를 여의도·서울역 등과 연결하는 GTX-B 노선은 정부 재정 투입 구간이 2024년 먼저 착공했다. 이후 공사가 지연되다 지난해 8월부터 민자 구간인 송도국제도시 구간도 공사를 시작했다.
경기도 북쪽과 남쪽에서 강남권까지 20~3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는 GTX-C 노선은 올해 실착공이 목표다. 이 노선은 사업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시공사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정부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런데 양측이 따르기로 한 공사비 중재 판정이 4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컨소시엄 내 건설사들은 인력을 뽑는 등 잇달아 본격적인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GTX A·B·C 다음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노선은 5개가 더 있다. ‘2기 GTX’ 계획에 포함된 GTX-D·E·F와 경기도가 제안한 GTX-G·H 등이다. 관건은 이 노선이 올해 하반기 발표를 목표로 국토교통부가 수립 중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될지 여부다. 현재 GTX-D 노선 일부인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만 지난해 7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상태로, 이 노선 대부분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탓이다. 이 때문에 13일 경기 고양시와 남양주시, 하남시가 힘을 합쳐 이 노선의 국가철도망 계획 포함을 공동 건의하는 등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TX-D 노선은 ‘Y자’ 형태로, 인천공항과 김포 장기에서 각각 출발해 강남을 지나 다시 하남 교산~팔당과 강원 원주로 나뉜다. GTX-E 노선은 인천공항에서부터 대장을 거쳐 연신내와 광운대를 지나 덕소까지 동서로 뻗은 경로다. 그리고 GTX-F 노선은 수도권 외곽 지역을 잇는 ‘O’자 모양의 순환선이다. 의정부와 고양 대곡, 김포공항, 부천종합운동장, 수원, 교산, 왕숙2 등을 지난다.
국토부는 2024년 이런 내용이 담긴 2기 GTX 계획을 발표할 당시 GTX 6개 노선이 구축되면 하루 평균 183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1기 GTX(GTX-A·B·C 노선) 86만명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또 정부가 추산한 경제적 효과는 135조원, 고용 창출 효과는 50만명에 달한다. 수도권 30분, 충청·강원권 1시간의 초연결 광역경제 생활권이 완성되는 것이다.

경기도가 건의한 ‘GTX 플러스’ G·H 노선도 있다. 경기 동북부와 포천, 인천을 연결하는 G 노선은 포천에서 강남까지 30분 만에, 광명역까지 43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한다. H 노선은 경기 서북부 파주에서 경기 남동부 위례 신도시를 잇는다. 문산에서 광화문까지 24분, 위례까지 4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경기도는 두 노선이 추가로 개통되면 GTX 수혜 인구가 49만명 증가한 232만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GTX만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개통을 앞뒀거나, 착공한 지 시간이 지난 일부 지역은 호재가 가격에 선반영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주변 인프라 등 다른 여건까지 꼼꼼하게 살피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개포는 랜드마크, 은마는 이제 시작…운명 가른 '조합의 능력'
2026.03.23. 한국경제
같은 출발에도 15년 차이…재건축 걸림돌 된 '조합 리스크'
공공자금 한계로 도입된 '합동재개발'
조합 갈등에 평내 진주 20년간 표류
상대원2 조합장 억대뇌물 등 문제
전문성·투명성 보완할 신탁 방식
금융 리스크 분산하는 리츠 부상
현물출자 위한 양도세 완화 등 필요

2019년 입주를 마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래스티지'(개포주공2단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결성 16년 만에 사업을 마쳐 정비사업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와 ‘은마아파트’는 2003년 나란히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10여 년 만인 2015년 개포주공2단지는 조합을 설립했고 2019년 ‘래미안블레스티지’라는 단지명을 내걸었다. 입주 8년이 된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6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은마아파트는 2023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고 올해 사업시행계획 인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이뤄지면 2030년 착공해 2034년께 입주할 수 있다. 두 단지가 재건축을 시작한 해는 같았지만, 끝은 15년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기간이 수십 년씩 이어지는 것은 은마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한 시공사 임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대부분 조합 내 갈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업 주체인 조합이 재건축 과정에서 필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사업 진행의 최대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지 20년이 지나서야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한경
◇조합 방식 정비사업 1983년 첫 도입

국내 정비사업에서 조합 방식이 일반화된 것은 1983년 제도 변화 이후다. 당시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앞둔 시기였다. 공공 자금만으로는 정비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 1983년 도시재개발법 시행령을 개정해 ‘합동재개발사업’ 제도를 도입했다.이 방식의 핵심은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을 설립해 사업 시행자가 되는 구조다. 시공사는 공동 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자금 조달과 건설을 맡는다.
조합원 분양 이후 남은 시설을 매각하거나 대물로 상환해 비용을 충당한다. 조합 방식은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고, 개발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후 일반적인 정비사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단 정비사업은 절차가 길고, 복잡하다. 기본계획 수립부터 정비구역 지정까지 약 2년이 걸리는 것을 포함해 전체 기간이 20년 가까이 걸린다. 갈등이 발생하면 부지하세월이다.
◇투명성·전문성 부족 지적
정비사업에는 “조합이 있으면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는 말이 존재한다. 그만큼 조합원 간 갈등이 빈번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갈등은 사업의 무기한 연장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이다. 이 단지는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09년 조합 설립 인가, 2010년 사업시행계획을 거쳐 2013년 이주가 마무리됐다. 순탄해 보였던 사업은 조합 내 갈등으로 멈춰 섰다. 비대위 활동과 조합원 소송이 겹쳤다. 지난해 새 집행부가 들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였다.
조합의 ‘독립성 문제’도 제기된다. 조합은 자체 사업비가 없고 시공사 차입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역시 차주는 조합이지만 시공사 연대보증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없으면 자금 조달이 어렵다”며 “조합은 분양보증도 할 수 없어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합 내부 비리 역시 단골손님이다. 최근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성남시 상대원2구역 조합장의 자택과 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자재 납품권을 따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다. 기본적으로 조합은 1년 예산을 총회에서 확정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와 계약을 대의원회 의결로 결정한다. 세부 사용처를 감독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조합장의 연봉은 억대를 넘어선다. 일부 단지는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려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신탁·리츠 방식, 대안 될까
정부도 조합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해 새로운 사업 주체를 인정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에 이어 2015년에는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신탁업자를 사업 시행자로 허용했다. 조합의 전문성 부족과 사업 장기화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2022년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에서도 신탁사 참여 확대 방침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신탁 방식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탁 방식은 조합 방식의 한계인 전문성 부족, 조합원 갈등, 협력업체 비리, 조합 투명성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신탁 방식은 토지 등 소유자와 신탁사의 공동 시행 구조여서 결국 토지 등 소유자 전체 회의의 통제를 받는다. 신탁사가 정비사업에 대한 법적 의무와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조합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리츠 방식은 토지를 현물 출자한 뒤 투자자 자금을 유치해 개발하는 구조다. 사업비를 금융시장에서 조달하고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조합원은 신규 주택을 분양받거나 지분을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다. 다만 현물출자를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등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허지행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30년 이상 된 주택이 빠르게 늘고 있고 신규 택지 공급은 감소하는 흐름”이라며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인 만큼 갈등과 지연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인은 송파·용산, 중국인은 평택… 외국인도 ‘똘똘한 한채’
2026.03.22. 국민일보
‘실거주 2년’ 적용 후 매수 쏠림 심화
금융 규제 등 제외… 거품 억제 한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외국인의 주택 매수 시 실거주 2년 의무 규제가 적용된 이후 외국인 매수세 양대 축인 미국인과 중국인의 아파트 매수가 일부에선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력 있는 외국인이 특정 지역에 매수를 집중한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해석된다.
22일 국민일보가 지난해 8월 외국인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 직후인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대법원 등기광장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데이터를 1년 전인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치와 비교한 결과,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미국인 건수는 208건에서 215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은 이전부터 강남권과 부촌 주택을 사들이는 주요 외국인 세력이었지만 외곽 지역에서 산발적 매수도 했다. 그러나 규제 이후 외곽에선 매수가 사라진 반면 상급지 매수는 지역만 옮겼을 뿐 집중이 더 강화됐다. 송파구는 기존 29건에서 59건으로, 용산구는 43건에서 51건으로 늘었다. 인근 강남구가 63건에서 57건으로, 서초구가 73건에서 48건으로 줄어든 걸 흡수한 모양새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미국인 건수는 903건이던 게 1109건으로 오히려 22.8% 늘었다. 상급지 인접지역인 영등포구도 32건에서 43건으로, 동작구도 23건에서 32건으로 늘었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구에서는 23건이던 게 규제 뒤 141건으로 6배 이상 폭증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는 “미국인 매수자 상당수는 미 시민권을 가진 교포”라며 “노후에 한국에서 살려고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량 부동산을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인과 함께 외국인 주택 매수 주요축으로 작동해온 중국인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수도권 전체 3525건이던 게 2887건으로 18.1% 줄면서다. 중국인 갭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부천과 안산, 화성 등 경기도 남서부와 구로구 등 서울 외곽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쏠림 현상은 같았다. 삼성 반도체 단지가 있는 경기도 평택에서는 중국인 매수가 130건에서 규제 후 187건으로 44% 불었다. 인천 부평구는 277건이던 게 288건으로, 서울 금천구도 63건에서 68건으로 늘었다. 외곽 갭투자는 빠졌지만 일자리가 탄탄한 산업단지 인근에선 거래가 늘거나 유지된 셈이다. 권 교수는 “한국 부동산을 사는 중국인은 취업 등으로 실제 거주하는 이들”이라며 “전세금 떼일 우려 등으로 본국에서 대출받거나 여유 범위 내에서 직장 인근 주택을 사는 실수요가 많다”고 봤다.
규제 시행 뒤 6개월간 수도권의 전체 외국인 건수는 4984건으로 1년 전 5494건에 비해 9.3% 줄었다. 실거주 2년 의무가 갭투기 목적의 일부 거품을 걷어냈지만 결국 실질적인 금융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 매수를 틀어막는 데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교수는 “관련 취득세를 강화하는 등 추가적인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방산, 가성비 넘어 실전에서 증명…20년 구조적 성장 국면 진입했다”[K주식, 이걸 사? 말아?]
2026.03.22. 매일경제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사진 출처=유튜브 매경 자이앤트 동영상 갈무리]
최근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성비 무기를 넘어 실전에서 압도적인 요격률을 증명한 한국 방산은 이제 글로벌 무기 체계의 핵심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iM증권에서 조선, 방산, 기계를 담당하며 시장에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해 온 변용진 연구원은 최근 유튜브 매경 자이앤트에 출연해 방산 기업들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LIG넥스원, 실전에서 증명된 K-방공의 힘
Q. 최근 중동 사태 이후 방산주, 특히 대공 무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국내 방산기업들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는 매우 안타까운 비극이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한국 방산에는 거대한 변곡점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한국 무기가 ‘스펙 대비 싸고 빠르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실전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 따라다녔거든요. 하지만 이번 중동 분쟁에서 LIG넥스원의 ‘천궁-II’가 보여준 성과는 그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켰습니다.
비공식적인 데이터지만 UAE에 배치된 천궁-II의 요격 성공률이 90% 중반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미국의 패트리어트(PAC-3)가 90% 수준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신뢰성을 입증한 것이죠. 요격 미사일 한 발당 가격도 패트리어트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실력은 비슷한데 값은 훨씬 싸고 배송까지 빠른 무기를 한국이 만드는 것이죠. 단기적으로는 중동 향 천궁-II의 인도 가속화가 LIG넥스원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고고도 방어 체계인 엘샘(L-SAM)에 대한 추가 수주 기대감도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천궁-II 발사대 [사진 = 한화디펜스]
Q.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방산 대장주로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선 한화시스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명실상부한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진화 중입니다. 자주포와 로켓 엔진, 발사체 기술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죠.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익의 질입니다. 올해는 기존 폴란드 물량에 이어 이집트 K9 자주포 인도 물량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는데, 이집트 계약은 유로화 기반이라 계약 시점 대비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매출과 이익 규모가 산술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구조적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10조원 규모의 천무 및 장갑차 패키지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강력한 모멘텀입니다. 지상 무기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의 조합은 향후 5년 이상의 안정적인 가동률을 보장할 것입니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조금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필리 조선소 인수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해 단기 재무 제표는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군함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다와 지휘통제 시스템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은 대체 불가능한 자산입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미국의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진출 시, 한화시스템의 IT 및 센서 기술은 선박 건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당장의 흑자 전환 여부보다는 저궤도 위성 통신과 우주 항공 테마가 본격화될 때 보여줄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25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2025 호국훈련’ 일환으로 열린 도하훈련에서 육군 제8기동사단 K2 전차가 육군 제7공병여단이 구축한 부교를 도하하고 있다.[사진 출처=연합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는 어떻게 봐야할까?
Q. K2 전차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현대로템도 있습니다. 폴란드형 K2 전차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인데, 향후 유럽국가향 K2 전차 수주가 더 나올 수 있을까요?
제가 가장 좋게 보는 단일 품목이 바로 K2 전차입니다. 전차는 부품이 만 개 이상 들어가는 정밀 기계의 집합체입니다. 냉전 종식 이후 유럽의 방산 공급망이 30년 넘게 붕괴된 상태라 지금 당장 돈을 쌓아줘도 전차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국가는 한국뿐입니다.
폴란드 2차 실행 계약이 가시화되고 있고 루마니아와 페루, 이라크 등 전차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들 리스트가 줄을 서 있습니다. 특히 루마니아의 경우 250대 이상의 대규모 교체 수요가 있는데, 미국의 에이브람스보다 우리 K2 전차가 성능과 가격 면에서 훨씬 매력적인 카드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방산 매출 비중은 2021년 31%에서 이제 전사 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성장 엔진이 됐습니다.
Q. 대공무기를 만드는 방산업체들에 비해 한국항공우주(KAI)는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더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전투기는 지상 무기보다 개발 기간이 길고 진입 장벽이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KAI의 진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국가들이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 개발과 도입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투기는 한 대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십 년간의 유지 보수 매출이 따라오는 사업입니다. 사우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구체화된다면, 단순히 기체를 파는 것을 넘어 중동의 하늘길을 한국 기술로 채우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KF-21의 양산과 수출 승인이라는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FA-50PH <한국항공우주산업>
“K방산, 테마주 아닌 구조적 성장주”
Q. 마지막으로 방산 업종의 전반적인 전망과 투자자들을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방산은 이제 단순한 테마주나 사이클 산업이 아닙니다. ‘자주국방’이라는 전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주로 재평가받아야 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잃어버린 전차와 자주포를 다시 채워 넣는 데만 현재의 글로벌 생산 능력으로 20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단기적으로는 종전 협상 소식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내일 당장 평화가 온다 해도 한 번 깨진 안보의 틀을 복구하려는 각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 방산은 이제 막 ‘로켓 배송’ 수준의 수출을 넘어 폴란드 현지 생산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주체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글로벌 톱 4를 향해 나아가는 거대한 흐름을 믿고 긴 호흡으로 함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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