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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NEWS [2026. 06. 12]

디오니소스72 2026. 6. 12. 07:41

 

이번엔 진짜하나...종전 기대감에 美증시 급등

2026.06.12.          매일경제
 
트럼프 “주말에 유럽서 서명”
3차 공습 취소로 종전 기대감
마이크론 11%, 인텔 9% 반등
뉴욕증권거래소무산 위기에 처했던 미국과 이란간 종전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하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등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과다투자 논란과 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변동성을 보였던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급등하면서 반등을 이끌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5% 오른 7394.3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54% 급등한 2만 5809.66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도 1.86% 오른 5만 848.75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큰 변동성을 보이던 반도체주가 반등했다. 마이크론(11.66%), 인텔(9.27%), 엔비디아(2.22%) 등이 상승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7.91%)도 급등했다. 12일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면서 국제유가도 8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종가는 2.58% 하락한 배럴당 87.7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종가 역시 배럴당 90.38달러로 2.92% 내렸다. 브렌트유는 지난 4월 17일 이후, WTI는 5월 29일 이후 최저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예고했던 3차 공급을 취소했다며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훌륭한 합의를 했다”며 “문서 최종조율 단계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며칠 내로 마무리될 것이며, 아마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식 시점과 관련해서도 그는 “아마도 이번 주말”이라며 “나는 참석하지 못하겠지만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은 공습을 주고받으며 확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미 월드컵 개막일인 11일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이란도 호응했다. 이란의 파르스통신은 “미국이 결과적으로 이란이 제안했던 원안을 수용함에 따라 이란 최고위 지도부 역시 해당 문안을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이때문에 첨예하게 맞섰던 핵협상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이란 최고위급 승인'에 오늘 폭격 취소"…MOU 타결됐나

2026.06.12.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타결을 암시하며 예고했던 폭격 계획을 취소했다. 2026.06.1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타결을 암시하며 예고했던 폭격 계획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1시28분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슬람공화국과의 논의가 최고지도자급(highest level of Iranian leadership) 차원까지 올라가 승인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됐던 대(對)이란 공습 및 폭격을 취소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논의와 최종 쟁점들은 개념적 차원뿐 아니라 세부 사항에 있어서도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에 의해 승인됐다. 여기에는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및 기타 국가들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서명 장소와 시점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간 종전 MOU 서명이 임박했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란 측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미군의) 해상 봉쇄는 이번 거래가 최종 타결될 때까지 전면적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스페이스X, 몇시에 살 수 있어?’ 꼭 알아야 할 투자 포인트…하루 남았다

2026.06.11.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도 이날 본주 매수가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당일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750억달러(약 114조)를 조달할 계획이다. 목표 기업 가치는 1조7500억달러(약 2667조원)에 이른다. 메타와 테슬라를 단숨에 제치고 글로벌 시총 상위 10위권에 직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가치인 만큼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지난해 매출은 187억달러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49억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매출비율(P/S)은 약 96배에 달한다. 엔비디아(13배), 테슬라(15배), 애플(10배) 등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에게 무디스와 피치, S&P 등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았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적자를 기록 중인 기업이 투자적격등급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 4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구글과 앤트로픽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중장기 매출 가시성을 확보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IPO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했다. 미국 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매수하거나 국내외 우주·항공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실제 거래 개시 시점이다. 스페이스X는 티커명 ‘SPCX’로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다. 다만 IPO 종목은 정규장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시작되지 않는다.

공모 물량 배정과 매수·매도 주문을 취합해 첫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가격발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거래 시작 시각은 종목마다 다르다.

상장 첫날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국내외 증권가는 상장 당일 추격 매수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IPO 종목은 상장 초기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경우가 많아서다.

투자서 ‘라이프사이클 트레이드’의 공동 저자인 캐시 도넬리에 따르면 다수의 IPO 종목은 상장 첫날 급등한 뒤 수주 내 첫 거래일 저가 아래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강한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기업일수록 기대감이 먼저 주가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개인 투자자 비중도 변수다.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약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PO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배정 비율이 통상 5~1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을 경우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1년 상장한 로빈후드는 전체 공모 물량의 20~35%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했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8% 넘게 하락했다.
제한된 유통 물량도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번 IPO를 통해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750억달러 규모에 그친다. 전체 기업가치의 약 4.2~4.9% 수준이다. 유통 주식 수가 제한적인 만큼 상장 초기에는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반대로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유통 물량이 급증할 수 있다. 기존 주주 물량은 크게 세 차례에 걸쳐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과 일반 투자자 보유 주식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틀 후부터 상장 후 180일까지 순차적으로 매각이 가능해진다. 일부 핵심 투자자와 임원의 경우 올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틀 후부터 2027년 2분기 실적 발표 이틀 후까지 락업이 유지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은 상장 366일 이후부터 매각이 가능하다.

 

 

'오락가락' 코스피, 0.4% 오른 7,763…코스닥 4.7% 급등

2026.06.11               연합뉴스
개인 '사자' vs 외국인 24거래일째 '팔자' 수급 공방
하이닉스 2%대 올라…삼전은 1% 내려 '30만전자' 이탈
코스닥은 4.7% 급등…오후 장서 '매수 사이드카' 발동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코스피는 11일 종일 '상승 및 하락 전환'을 반복하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끝에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날 매수세는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간 듯, 코스닥 지수는 4% 넘게 급등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3.13포인트(0.43%) 오른 7,763.95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21.20포인트(2.86%) 내린 7,509.62로 출발해 장 초반 7,394.46(-4.35%)까지 밀려 7,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회복하더니 상승 전환해 장중 7,800선을 터치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코스피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왕복하더니, 결국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오르거나 내리는 상승 및 하락 전환만 50차례 넘게 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장중 최고 및 최저치 변동폭이 406.16포인트에 달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VKOSPI는 전날보다 1.19% 내린 87.30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89.47까지 오르면서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80선을 웃돌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4.7원 오른 1,528.9원을 나타냈다.
지수에 힘을 보탠 것은 개인의 매수세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781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의 '팔자' 흐름은 장 마감까지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4천790억원 순매도로 이날까지 24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팔아치웠다. 기관도 7천56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994억원 순매도였다. 개인도 115억원 매도 우위였으며, 기관은 1천28억원 홀로 순매수였다.

간밤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재고조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62%와 1.98%의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가운데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어제 이란을 강하게 때렸다. 오늘 이란을 더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이틀 연속 공습에 나섰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병의 전면 폐쇄를 발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이란은 "어떤 압박이나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전 품목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근원 CPI는 2.9% 상승해 4월의 2.8%보다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국내증시는 이날 재조명된 중동 전쟁 불안감에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개인 투자자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여력을 되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중동 불안 속 투매에도 견조한 설비투자(CapEx)와 수출이 확인되며 반도체 중심으로 반등했다"고 짚었다.

또 "코스닥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바이오 등 수급 유입에 코스피 대비 더 많이 올랐다"고 짚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의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 하락 안정화에 따라 낙폭을 되돌렸다"며 "미 5월 CPI에 대한 안도감과 중동 리스크가 혼재됐다"고 봤다.
다만 장중 시시각각 바뀐 주도주들의 방향성에 따라 코스피도 등락을 거듭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방향성을 달리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59% 오른 210만1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3.56% 약세 출발했지만, 상승 전환해 216만3천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등락을 반복했지만, 오후 장 들어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1.16% 내린 29만9천원으로 '30만전자'를 이탈했다. 마찬가지로 3.97% 하락 출발해 상승 전환해 30만6천5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오르내리다 결국 하락 마감했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보면 SK스퀘어(3.80%), HD현대중공업(0.78%), 삼성물산(0.61%), 현대모비스(1.05%), 삼성SDI(0.40%) 등이 올랐다.
삼성전기는 전날 종가와 같은 가격으로 마감했고, 현대차(-0.83%), LG에너지솔루션(-0.26%), 삼성생명(-0.82%), 기아(-2.32%)는 내렸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닭고기 관련 종목 마니커는 상한가(29.97%)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기기(7.53%), 부동산(4.97%), 오락·문화(4.22%) 업종의 오름폭이 컸다. 건설(-2.56%), 금속(-1.87%), 운송장비·부품(-0.93%)은 내렸다.
이날 온기는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간 모습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5.30포인트(4.76%) 오른 996.93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14.46포인트(1.52%) 내린 937.17로 개장했지만, 상승전환해 장중 한때 997.11포인트(4.78%)까지 치솟아 '천스닥'을 코앞에 두기도 했다.
오후 들어 지수가 오름폭을 가파르게 키우자 코스닥 시장에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지난 9일 이후 이틀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 시장에서의 10번째 매수 사이드카다.

코스닥 시장에는 기관이 6천970억원 홀로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천534억원과 3천362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위인 알테오젠(10.16%)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에코프로(2.74%)와 레인보우로보틱스(1.17%), 주성엔지니어링(23.37%), 코오롱티슈진(3.21%) 등이 올랐다. 에코프로비엠(-0.12%), HLB(-2.27%), 펩트론(-1.86%), 파두(-0.30%) 등 일부는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46조2천724억원과 13조6천22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21조6천766억원이다. 
 
 
 
 

어설픈 빌드업은 '독'...멕시코에 완패한 남아공, 한국 '32강 해법' 제시

2026.06.12.          더팩트
 
12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A조 1차전) 멕시코 2-0 남아공
멕시코 키뇨네스 전반 9분 개막골...한국 '빌드업' 경계령

멕시코의 훌리안 키뇨네스(맨 왼쪽)가 12일 개막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전반 9분 만에 개막골을 기록하고 있다./멕시코시티=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어설픈 빌드업은 독으로 작용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멕시코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남아공은 파이브백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다. 같은 조에 속한 한국으로서는 두 팀의 강점과 약점을 확연히 파악한 것은 물론 양 팀 모두 3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어부지리'를 얻으며 32강 해법을 찾은 경기였다. 드디어 막을 올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멕시코가 공격수 훌리안 키뇨네스의 개막골과 라울 히메네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첫 승을 신고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12일 새벽(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이자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9분 만에 터진 키뇨네스의 선제골과 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의 헤더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남아공은 2명, 멕시코는 1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해 모두 한국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키뇨네스는 남아공의 빌드업을 강한 압박으로 무너뜨린 에릭 리라의 어시스트를 받아 대회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멕시코는 대회 첫승으로 승점 3점을 적립하며 A조 1위로 나섰고 남아공은 2실점 패배로 조 최하위에 자리했다. 한국과 체코는 이날 오전 11시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아기레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주장 에드손 알바레스를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에릭 리라는 남아공 진영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틀레의 공을 빼앗아 키뇨네스에게 연결했다. 키뇨네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남아공의 골망을 흔들었다. 콜롬비아 출생인 키뇨네스는 지난 2023년 11월 멕시코로 귀화해 이번에 첫 월드컵 출전 기회를 잡았으며, 대회 첫 골의 영광까지 안았다.
한국과 같은 A조에서 32강 진출을 다투는 멕시코와 남아공의 1차전 장면./멕시코시티=AP.뉴시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은 경기 초반부터 파이브백을 가동하며 수비를 두껍게 하는 전략으로 나섰으나, 빌드업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실점 또한 공격 빌드업 과정에서 차단당한 것이 빌미로 작용했다. 남아공은 두 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경기 운영 미숙으로 A조 최약체의 전력을 드러냈다.

스리백을 내세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으로서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삼을 만한 장면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또한 스리백을 플랜 A로 내세워 선제 실점을 최대한 막고 후반 공격을 통해 득점한다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여 빌드업에서의 수비 실수를 최대한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출신 휴고 브루스 감독이 지휘하는 남아공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수비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멕시코의 강한 전방 압박과 득점 지역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밀려 전반에만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겨야 했다. 파이브백 수비는 숫자만 많았을 뿐, 전반 9분 만에 허탈하게 뚫리며 전술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시작 2분에는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수비형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톨레가 브라이언 구티에레스의 돌파를 막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기도 했다. 후반 39분에는 템바 즈와네가 온필드리뷰 끝에 퇴장을 당해 9명의 선수로 1명이 퇴장을 당한 10명의 멕시코와 남은 경기를 펼쳤다.
후반 22분 헤더 추가골을 넣고 있는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멕시코시티=AP.뉴시스

북중미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인 키뇨네스는 2025-2026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에서 33골을 터뜨리며 아이반 토니(32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골) 등 쟁쟁한 골잡이들을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한 명사수다. 중동 무대를 뒤흔든 특출난 득점력이 월드컵 첫 무대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전반 45분 동안 멕시코는 볼 점유율(57%-43%)과 전체 슈팅 수(10-2)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유효 슈팅 역시 2-1로 앞서며 이른 시간 골을 뽑아냈다. 전반 42분에는 득점 지역에서의 유기적인 패스 워크로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기회만 생기면 고지대 기후 특성을 고려한 중거리 슈팅이 남아공 골문을 위협했다. 상대 진영 박스 내 터치 횟수에서도 멕시코는 11-2로 남아공을 압도했다.
사상 첫 3개국에서 48개국이 참가해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화려한 개막 행사./멕시코시티=AP.뉴시스

양 팀의 맞대결은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에 이어 16년 만이다. 당시에는 남아공이 시피웨 차발랄라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멕시코가 라파엘 마르케스의 동점골로 응수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16년 전 요하네스버그에서 월드컵의 시작을 알렸던 두 팀은 자리를 바꿔 멕시코시티에서 다시 한번 뜨거운 개막전을 연출했다.

FIFA 랭킹 14위 멕시코는 최근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A조 최강의 전력을 입증했다. 유럽 5대 리그 활약 선수가 적고 공격진의 무게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베테랑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와 월드컵 5회 출전에 빛나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지략가 아기레 감독의 용병술과 고지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해져 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주전 센터백 세사르 멤테스가 퇴장을 당해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국과 32강 진출을 다툴 A조의 조 편성./FIFA

반면 남아공은 2010년 자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FIFA 랭킹은 60위로 낮지만 브루스 감독의 지휘 아래 이변을 노련하게 준비해 왔다. 스쿼드 대부분이 자국 리그 선수들로 구성됐고 유럽 상위 리그 경험자는 라일 포스터 정도다. 공격력은 다소 약하지만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다만 대회 직전 비자 문제로 일부 스태프의 입국이 지연되는 등 어수선했던 준비 과정이 경기력에 아쉬운 변수로 작용했다.

12일 체코와 A조 1차전을 치르는 한국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과달라하라에서 2차전, 25일 오전 10시 남아공과 몬테레이에서 3차전을 치러 32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만년 저평가 뚫고 불기둥…LG의 시간이 왔다

2026.06.11.         매경이코노미
LG CNS가 덱스메이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트레이닝시키는 모습. (LG 제공)LG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랠리’의 거센 물결 속에서 철저히 소외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미래 산업’이 없다며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아 코스피 질주에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만년 저평가’ 가전주 굴레에 묶인 LG전자를 비롯해 전기차 캐즘에 시달리는 LG에너지솔루션, 중국발 저가 디스플레이 공세에 내몰린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린 탓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날개로 달고 시장 주도주로 발돋움해 주가 불기둥이 솟구쳤다. 핵심 계열사 LG전자의 경우 로봇 핵심 공급망을 선점한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조명받는 모습이다. AI 반도체 기판 호황에 로봇 사업 호재를 등에 업은 LG이노텍은 어느새 황제주로 우뚝 섰고, LG CNS 주가도 로봇전환(RX, Robot Transformation) 플랫폼 기대감으로 치솟았다. LG그룹의 환골탈태 비결을 들여다본다.
LG그룹 계열사 주가 날개
전자·CNS·이노텍 주가 ‘불기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5월 한 달간 107.95% 뛰었다. LG CNS 주가도 같은 기간 75.08% 올랐다. 3월까지만 해도 20만~30만원대에서 머무르던 LG이노텍 주가는 순식간에 뛰어오르며 5월 29일 종가 기준 145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411.58%에 달해 불기둥을 뿜었다. LG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LG그룹플러스’ 역시 6월 1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118% 상승했다.

LG 계열사 주가가 치솟은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LG그룹 경영진과 만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일명 ‘깐부 회동’ 여파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가 치솟았듯, 이번에는 LG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 수혜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황 CEO는 6월 1~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관련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서밋 이후 7개월 만의 방한이다.

재계에서는 황 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회동이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반의 ‘AI 밸류체인’을 엔비디아 생태계와 묶는 전략적 동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LG 계열사 간 끈끈한 연대, 이른바 ‘원LG’ 전략이다. 로봇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들을 계열사 간 수직 계열화해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LG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두뇌부터 로봇의 센서, 관절, 배터리 등 핵심 구동 부품까지 아우르는 기술, 제조 역량을 가진 기업으로 꼽힌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비전언어모델(VLM) 등 소프트웨어까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 특히 LG는 가전 생태계에서 확보되는 고객의 가사 생활 데이터와 전 세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피지컬 AI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LG전자, 이노텍, CNS 등 계열사 3인방이 로봇 사업을 이끌고, LG AI연구원이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 기반의 로봇 두뇌 개발을 맡으며 AI 로봇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구조다.

계열사별로 보면 LG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와 탄탄한 기술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LG전자가 지난 1월 CES 2026을 통해 선보인 홈 로봇 ‘클로이드(CLOiD)’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셋 ‘젯슨 토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아이작’으로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훈련한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쌓아온 모터 기술력을 토대로 ‘액추에이터’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액추에이터는 동력원인 모터와 물리적 출력을 조절하는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을 결합한 구동 장치로 로봇의 손가락과 팔다리 등 관절을 정확하게 움직이게 한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처음 공개했다.

LG전자가 액추에이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로봇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덩달아 부품 수요도 급증한 영향이 크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2050년 5조달러(약 739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한 대에 액추에이터가 많게는 수십 개 들어가는데, 액추에이터는 로봇 제조 원가에서 40~50%를 차지할 만큼 원가 비중이 높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개화하면 액추에이터가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연간 4000만대 넘는 모터를 자체 생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기술력을 보유한 LG전자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평가다. 로봇이 얼마나 정교하고 강력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는 액추에이터 모터가 결정짓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HS로보틱스연구소’까지 신설해 로봇 사업에 힘을 실었다. 전사에 흩어져 있던 홈 로봇 관련 역량을 HS사업본부로 결집해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로봇 관련 업체 투자도 힘쓰는 중이다. LG전자는 로봇 개발 업체 ‘로보티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식당, 호텔 등에서 활용되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 LG전자 포부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한 액추에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로봇 생태계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며 “독보적인 가전 생태계에서 확보되는 소비자들의 가사 생활 데이터, 그룹사 간의 시너지는 LG만의 강점”이라고 진단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피지컬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LG전자, 피지컬 AI 파트너로

AI 기판 수혜’ LG이노텍 황제주 등극

또 다른 계열사 LG이노텍 주가도 어느새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에 올라섰다. 지난 5월 26일 주가가 사상 처음 100만원을 돌파해 10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며 200만원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다. LG이노텍 주가가 날개를 단 것은 AI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덕분이다. 최근 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에서 강점을 보인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불리는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기존 기판보다 신호 손실을 줄이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PC)에 주로 쓰이던 FC-BGA AI 서버, 가속기 시장이 커지며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엔비디아, AMD를 비롯해 구글과 브로드컴, 아마존 등 자체 AI 반도체를 만드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반도체 기판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덕분에 FC-BGA 공급 부족이 심화돼 LG이노텍 존재감이 커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LG이노텍의 기판 생산라인 가동률은 100%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기판 사업이 단순한 하드웨어 부품 공급을 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유사한 수주형 사업 모델로 진화하는 점에 주목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선수금을 통한 신규 설비 투자 지원을 LG이노텍에 제시하는 한편 장기공급계약(LTA)도 논의 중”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와 유사하게 AI 기판 공급 부족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로봇 사업도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5월 글로벌 로보틱스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LG이노텍의 광학 센싱 기술력이 파트너십 체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협약에 따라 양 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비전 센싱 모듈에서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덕분에 LG이노텍은 영업이익 ‘1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 영업이익은 지난해 6650억원에서 올해 1조900억원으로 64%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LG그룹 시스템 통합(SI) 회사인 LG CNS 주가도 연일 들썩인다. AI 광풍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산업 현장과 피지컬 AI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CNS는 그룹 산업 현장 데이터를 무기로 피지컬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다.

LG CNS는 최근 로봇 학습부터 통합 제어까지 아우르는 로봇전환(RX)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AI가 학습 데이터를 자동 생성하고 인간 영상까지 데이터화해 로봇 현장 투입기간을 수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는 개념이다. 전자, 배터리, 물류, 조선 등 20여개 고객사와 개념검증(PoC)을 하는 중이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언어 모델 ‘엑사원’ 기반의 로봇 두뇌 개발을 맡았다. 엑사원은 버티컬 AI와 피지컬 AI를 아우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 1월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2차 평가를 앞두고 AI 모델 개발 역량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미국 스탠퍼드대 사람중심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 2026’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5개로 세계 3위에 올랐다. 한국의 주목할 만한 5개 AI 모델 가운데 4개가 LG AI연구원의 모델로 선정돼 LG AI 역량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LG전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협력해 한국형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케이팩스(KAPEX)’를 개발 중이다.
LG그룹 ‘아픈 손가락’도 많아
화학·생활건강 전망 불투명

LG그룹이 재계에서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LG화학, 생활건강 등 ‘아픈 손가락’도 적잖다.
LG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손실은 497억원에 달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지만 석유화학 사업 구조조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 주도의 대산 1호 프로젝트(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와 여수 1호 프로젝트(롯데케미칼-여천NCC)는 정부 주도 아래 한창 추진 중인데, 여수 2호 프로젝트(LG화학-GS칼텍스)는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는 최근 합작 대상 설비의 자산가치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GS칼텍스는 정유-석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통합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데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셰브론이 지분 50%를 보유해 의사결정이 신속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LG생활건강도 그룹 내 애물단지 계열사로 손꼽힌다. LG생활건강은 한때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전통의 화장품 강자로 불려왔다. 하지만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등 신흥 뷰티 기업이 급부상하며 경쟁에서 점차 뒤처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727억원 손실)까지 냈다. 뷰티 사업 핵심 브랜드인 ‘더후’ 매출이 부진한 데다, 중국 시장 침체와 면세 부문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덩달아 주가도 급락했다. 2021년 당시 170만원까지 치솟았던 LG생활건강 주가는 최근 25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해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가 상승 부담으로 LG생활건강 생활용품, 음료 등 주요 사업 부문 영업이익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진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낮췄다.

시장에선 AI, 로봇 사업 기대감에 LG 계열사 주가가 날개를 달았지만 정작 핵심 사업은 불안하다고 우려한다. LG전자 가전은 이미 사양 산업으로 전락한 데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한참 밀렸다. 백색가전 판매량은 중국 하이얼이 선두를 달린 지 오래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얼은 지난해 기준으로 18년 연속 냉장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세탁기 판매량은 17년 연속 1위다. 2021년까지만 해도 LG전자 TV·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3조3221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5284억원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5%에서 1.2%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전기차 배터리), LG유플러스(통신) 등 덩치 큰 계열사들 역시 뚜렷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G그룹 매출은 수년째 정체된 상태다. LG그룹 전체 매출(상장사 합산 연결 기준)은 2023년 189조9000억원에서 2024년 192조4000억원, 지난해 190조5000억원으로 190조원 안팎에 머무른다. 전체 영업이익은 2023년 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재계에선 LG그룹이 과거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것처럼 비핵심 사업부를 과감히 매각하고, 신성장 사업 인수 전략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한다. 익명을 요구한 A대 교수는 “LG 계열사 주가가 반짝 상승했지만 젠슨 황 방한 효과일 뿐 그룹 사업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 신사업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재계 4위 자리에서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치솟던 금값, 美 금리 인상 가능성에 고점대비 20% 넘게 ‘뚝’

2026.06.12.               동아일보
 
중동전쟁에 안전자산 각광받다가
달러로 돈 몰리며 투자매력 떨어져
골드뱅킹 잔액 넉달새 15% 감소
“온스당 3500달러까지 내려갈수도”
자영업자 설민수 씨(46)는 올 1월 금값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5500달러(약 843만 원) 수준일 때 100g짜리 골드바 2개를 샀다. 귀금속 자산을 갖고 있으면 물가가 오를 때 손해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금값이 최근 400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손실이 커졌다. 설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터지면서 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며 “중고로 처분해 그 돈으로 반도체 주식을 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팔린 골드바는 총 456억7300만 원어치였다. 올 1월 판매액(897억530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은행 세 곳이 판매하는 골드뱅킹 잔액도 올 1월 말 2조4434억 원에서 지난달 말 2조648억 원으로 4개월 만에 15.4% 줄었다.

금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것은 금값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초기만 해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가치가 오르고 있는 달러로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귀금속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셈이다.

10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6%(153.10달러) 떨어진 온스당 4,133.30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 기록한 고점에 비해선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은 시세도 금값과 같은 궤적을 보이고 있다. 10일 COMEX에서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47% 하락한 온스당 63.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의 긴축 가능성 등으로 금값이 올 2월부터 조정에 들어섰다”며 “당분간 금값의 상승세가 다른 원자재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올해 여름까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전 세계 금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금값은 온스당 3500달러 선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며 금값에 대한 3개월 목표가를 기존 온스당 4300달러에서 40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금, 은 등 귀금속은 5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서 자산의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금을 싼 가격에 살 시기를 헤아리는 것보다 장기 보유, 분할 매수 등의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체 자산의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전쟁중 ‘고가 나프타’ 역풍… 하반기 유화업계 실적 비상

2026.06.12.       동아일보
 
전쟁전 구매한 나프타 모두 사용해
생산공정에 웃돈 준 물량 투입 나서
2분기까지 흑자후 3분기 적자 우려
“구조조정후 고부가 제품 전환 필요”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개선세를 보였던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 지표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1분기(1∼3월) 줄줄이 흑자 전환하며 훈풍이 불었던 석유화학 업계에 3분기(7∼9월)에는 전쟁 기간 사들인 ‘비싼 나프타’의 역풍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 통계에 따르면 5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96.40달러까지 하락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빼 산출한다. 이 지표가 클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로 업계는 통상 t당 250달러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 불황으로 인해 이란 전쟁 직전인 2월 t당 55.15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 이후 수급난의 여파로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고, 에틸렌의 가격 상승 폭이 훨씬 커 4월 에틸렌 스프레드가 t당 314.86달러로 올랐다. 4월 한때 t당 50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하며 업계에선 “이런 수치는 평생 다시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평가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에틸렌 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있고 에틸렌 스프레드도 전쟁 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전쟁 발발 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나프타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면서 ‘래깅 효과(lagging effect)’를 톡톡히 누렸다. 래깅 효과는 원료를 구입한 시점과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시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시차 효과를 의미한다. 3월 한 달간의 래깅 효과만으로도 석유화학 업체들은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이익 735억 원을 내 10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각각 1648억 원, 34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계가 전쟁 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나프타를 다 써버렸다는 점이다. 업계는 현재 현물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비싸게 구해 온 나프타를 공정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2분기(4∼6월)까지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치솟았던 에틸렌 스프레드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겠지만, 3분기부터 다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이에 정부와 업계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해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 사례인 대산 산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여수와 울산의 구조조정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울산에 에쓰오일이 짓고 있는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시설 ‘샤힌 프로젝트’가 큰 변수다. 샤힌 프로젝트가 목표대로 올 하반기(7∼12월)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국내 에틸렌 생산량이 늘어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해 기업 간 이견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의 그늘… ‘고용 없는 성장’ 현실로

2026.06.12.            동아일보
5월 취업자수 ‘계엄’ 이후 처음 꺾여
제조업 7년만에 최대 14만명 급감
중동戰 장기화에 전업종 고용 위축
반도체發 수출 호황 속 양극화 심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앞에서 한 청년이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며 지난달 취업자 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을 맞아 수출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들며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91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명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고 연말 정부 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영향을 받던 때다.

올해 2, 3월까지만 해도 취업자 수는 20만 명대 증가 폭을 보였지만, 4월 7만4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률(63.3%)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고용률 하락 폭도 2021년 2월(―1.4%포인트)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일자리가 감소한 건 고용 시장 전반에 중동 전쟁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면서다. 경기 변화는 시차를 두고 고용에 반영된다. 국내 고용 핵심 축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14만 명 줄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3개월 연속 줄었는데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4월(―5만5000명)의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수출액은 매달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수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은 수익성은 높지만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로 크지 않다”며 “식료품, 자동차 등의 취업자 감소 폭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3000명 줄면서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갔다. 중동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누적되며 4월(―8000명)에 비해 취업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제조·건설·농어업 등 업종별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모든 부처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용 효과 큰 車-석화 침체 길어져… 제조업 일자리 14만개 증발

[겉은 반도체 호황, 속은 취업난]
취업유발 반도체 1.86-제조업 4.85명… 韓경제구조 ‘쏠림 현상’ 갈수록 심화
청년취업 25만명 뚝, 코로나後 최악
경력직 우선 엎친데 ‘AI 도입’ 덮쳐… “산업-기업간 재분배 논의 필요시점”

 
경기도 4년제 대학 경영학과 졸업을 앞둔 김모 씨(26)는 두 달 전 한 중소기업의 총무 직무 신입 채용에 지원했다 깜짝 놀랐다. 단 1명을 뽑는 채용 절차에 약 2000명의 지원자가 몰린 탓이다. 연봉은 약 4000만 원. 별도의 복리 후생이나 상여금과 같은 조건이 없는 직무인데도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서류 접수 가능 대상은 따로 없었지만, 동종 경력자 및 자격자를 우대하겠다는 조건이 붙은 공고였다”며 “사회 경험이 없는 대학 졸업 예정자에게 지금 취업 시장은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의 직격탄을 맞은 건 김 씨 같은 청년층이다.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25만 명 넘게 줄며 5년 4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 여력이 적은 반도체의 ‘나 홀로 호황’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로 청년층의 고용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전쟁이 본격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고용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시에 육성해 반도체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 고용, 코로나19 이후 최악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5만1000명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1월(―25만5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대 고용률(59.4%)도 전년 대비 2.3%포인트 하락하며 2021년 1월(―4.2%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대를 포함한 청년층(15∼29세) 고용률(43.8%)은 2024년 5월부터 25개월째 줄고 있다.

중동 전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자 유가 상승, 원자재 수급 불안 등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가장 먼저 청년 고용을 줄인 영향이다. 한국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 씨(25)는 이날 교내 구인 게시판을 보며 “개인 형편으로 취업이 급한 상황인데 인턴이나 경력직 모집 공고가 대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청년층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세대”라며 “중동 전쟁 같은 외부 요인으로 기업이 채용을 미룰 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은 산업·인구구조 변화, 기업의 경력·수시 채용 현상, 중동 전쟁 등 경기적 요인이 더해져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회복 시기와 속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 “반도체에 집중된 성장, 재분배 필요”

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요인도 있지만 경제 구조의 변화로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분기(1∼3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0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데도 고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는 수출 호황의 핵심 동력이지만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2022년 기준 반도체 취업유발계수는 생산 10억 원당 1.86명으로, 제조업 평균(4.85명)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자동차(5.41명)와 고무(6.22명), 플라스틱(5.44명) 등 제조업 중에서도 비교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업종은 생산과 고용이 줄고 있다.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7㎞가량 떨어진 곳에서 용역 사무실을 운영하는 최미숙 씨(44)는 “일을 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소개할 일거리가 없다”며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식당, 광고·인쇄 업체 등 상권도 함께 쪼그라들고 있다.

여기에 AI 도입 등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면서 청년층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동국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권모 씨(27)는 “웹페이지를 생성하거나 점검하는 일자리는 AI가 다 차지했다”며 “신규 채용 규모가 줄면서 전체적으로 취업 스펙 기준이 훌쩍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8만9000명 줄었다. 6개월 연속 감소세다. AI가 법률, 회계 등 전문직이나 연구개발(R&D) 채용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업종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비용을 들여 청년층의 숙련도를 높이는 대신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산업·기업 간 재분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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