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투자 과열론·연준 추가 인상 우려에 기술주 투매 마이크론 13%↓·샌디스크 14%↓…반도체지수 8% 가까이 급락 코스피 쇼크 글로벌 확산…공포지수 1주일여 만에 최고치 마이크론 실적·PCE물가 대기…AI수요 지속성 시험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온AI랠리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국 증시 급락으로 촉발된 기술주 투매가 미국 시장으로 번졌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22% 하락한 2만5587.0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4% 내린 7365.46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하락한 5만1666.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과S&P500은 모두 최근 1주일여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려났다.
코스피發 투매, 글로벌 증시 강타
이번 조정의 진원지는 한국 증시였다. 올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앞서 외국인 매도세와 레버리지 투자 청산 물량이 겹치며 장중 사상 최고치 대비 약 10% 급락했다. AI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가 12.5% 넘게 폭락했고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 ETF에서도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25억달러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청산과 레버리지ETF매도가 하락폭을 확대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증시에서 시작된 충격은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확산됐다. 일본 증시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미국 투자자들은 글로벌AI공급망 전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했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 올해 시장을 지배해온AI투자 스토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AI투자 붐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를 정당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AI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
AI투자 과열론에 반도체주 급락
반도체주가 집중적으로 매도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7.9% 급락하며 지난해 이후 가장 큰 낙폭 중 하나를 기록했다.S&P500정보기술(IT) 업종지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3.2% 급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샌디스크는 13.6% 떨어졌고, 인텔은 6.2%, AMD는 5.8%, 엔비디아는 4.1%, 퀄컴은 8.0% 각각 하락했다. 마벨테크놀로지 역시 큰 폭의 하락세(-9.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AI투자 수혜주로 꼽히며 가파르게 상승했던 종목들이 일제히 차익실현 대상이 됐다. 시장에서는AI투자 확대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AI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상당 부분이 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최근 상장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AI인프라 투자 경쟁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트의 토머스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AI관련 뉴스들은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막대한 자본지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시장은 이제AI투자에 들어가는 비용과 실제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따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AI에 대한 장기 전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투자 속도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AI인재 유출 논란에 휩싸인 알파벳(-0.8%)도 약세를 이어갔다. 구글의 핵심AI연구진 이탈 소식이 전해지면서AI경쟁력 약화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다. 반면 최근 상장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스페이스X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0.98%)에 성공했다.
달러 강세·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쳐
투자심리 악화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으로도 번졌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2% 가량 급등하며 1주일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위험에 대비해 헤지 수요를 늘렸다는 의미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도 시장을 압박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101.43까지 오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에서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하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36%를 넘어섰고, 9월 인상 가능성은 70%에 육박했다. 채권시장 역시 2027년 초까지 두 차례에 가까운 추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 강세는 주요국 통화 약세로 이어졌다. 유로화는 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본 엔화는 달러당 161엔대를 기록하며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32원 부근서 움직이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고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은 3%가량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흐름을 반영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진전으로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이날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08달러로 전장 대비 1.05%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3.21달러로 전장 대비 0.88% 내렸다. 미국은 첫 고위급 회담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60일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이AI랠리 운명 가른다
이번 주 예정된 경제지표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26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주목하고 있다.PCE는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 지표로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 확인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24일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으로도 향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올해AI투자 붐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AI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드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이크론 실적은 이번 어닝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AI투자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최근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버코어ISI의 줄리언 이매뉴얼 수석 전략가도 “최근 조정에도 결국 투자자들은 다시 대형 기술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4~5월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것도 결국 기업 실적이었다. 이번에도 실적이AI투자 열풍의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조정이AI투자 사이클 종료를 의미하기보다 과열됐던 기대가 조정받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브록 와이머 에드워드존스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 등 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다만 기술주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만큼 투자자들은 분산투자를 통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학개미→전쟁→외인 매도→강달러…악재만 바뀔 뿐, 꺾이지 않는 환율
2026.06.23. 한국경제
하이닉스ADR이 고환율 구원투수 될까 작년 초부터 고환율 기조 지속 전쟁 끝나면 하락할 줄 알았는데 美 금리인상 가능성에 다시 급등 당국은 하이닉스ADR에 기대
23일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4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2일 서울 김포공항 국제선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돼 있다. /문경덕 기자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가 고환율의 주요인으로 지적되더니 이제는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설명하는 이유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외환당국은 최근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새로운 ‘환율 안정 카드’로 주목하고 있다.
◇1500원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환율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개장 직후 1542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에 장중 1540원 선을 넘어섰다. 환율이 좀처럼 1500원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면서 악재를 설명하는 이유만 바뀐 채 고환율 기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엔 비상계엄 여파로 환율이 1476원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서학개미가 원화 가치를 압박하는 주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외환당국이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 국민연금 뉴프레임 워크 등 분주하게 대안을 내놓을 무렵 올 2월 말 중동 전쟁이 터져 환율은 다시 한번 레벨을 높이며 1500원을 넘겼다. 이후 5월 초부터는 외국인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해 주식 매도 폭탄을 던지며 무서운 속도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가자 1560원까지 올라섰다.
지난주 이후부터는 글로벌 강달러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질적인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 환율이 100원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A은행 한 외환딜러는 “종전 변수는 최근 외환시장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자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5월 후 처음으로 101선을 넘겼다.
◇ADR에 기대 거는 당국
외환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외환보유액의 운용 수익을 대미 투자 대금으로 송금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유액을 헐어 환율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당국이 환율을 잠재울 수 있는 새로운 카드로 기대하는 건SK하이닉스의ADR발행이다.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하이닉스가ADR발행을 통해 조달한 투자금 약 40조원이 국내 투자를 위해 되돌아오면 1차적으로 외환시장 달러 공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국이 무엇보다 기대하는 건 외국인이ADR을 매도해도 원화 환전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단기적인 환율 상승 압력이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ADR은 본주 대비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대만TSMC는 전체 시가총액의 약 20%가ADR로 발행돼 있다. 2020~2023년ADR평균 주가는 대만 본주 대비 2.58% 높다. 당국은TSMC의ADR이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을 상쇄하는 버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올초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6.46% 하락하는 동안 대만 달러는 0.95% 내리는 데 그쳤다.
주가수익비율(PER) 24배 수준인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PER약 57배)과 비슷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인정받는다면 다른 기업도ADR발행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SK하이닉스가 시총 대비ADR비중을 2.5%에서 추가로 늘린다면 외국인은 기존에 보유하던 국내 주식을 추가로ADR로 바꿀 수도 있다.ADR발행 기업이 많아지면 외국인이ADR주식을 팔더라도 지금처럼 외국인 매도세에 따라 환율이 춤추는 국면은 피할 수 있게 된다.
다만ADR발행이 지나치게 활성화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레버리지 상품을 찾아 떠나는 서학개미를 국내에 잡아놓기 위해 승인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여러 부작용을 낳은 것처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부족해지는 국면에선ADR이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코스피가 23일 10% 가까이 폭락하며 8200선까지 밀려났다. 전일 종가 대비 하락폭과 장중 변동폭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910.71포인트(9.99%) 급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 대비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지수는 지수는 전장 대비 31.01포인트(0.34%) 내린 9083.54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장중 고점은 9175.45, 저점은 8203.84를 기록해 변동 폭은 971.61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 장중 등락폭이다.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오전 11시 40분께 유가증권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후 2시 33분께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돼 20분 간 매매 거래가 중단됐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역대 열 번째 서킷브레이커 발동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를 합쳐 5조79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5조485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1조1124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17년여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2.47% 내린 255만5000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2008년 12월 24일(-12.73%) 이후 17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삼성전자도 12.31% 급락한 3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률은 지난 2008년 10월 24일(-13.76%) 이후 17년 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날 국내 증시 폭락은 미국 기술주 약세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1.33% 하락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부담 우려가 글로벌 자산 시장 전반의 하락 압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론이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급락하고, 나스닥 선물 지수마저 1% 가까이 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국내 정책 이슈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발생한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간주해 포괄 과세해야 한다는 토론회가 개최됐고, 미실현 이익 과세 논의는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며 증시 하방 압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스퀘어(-7.01%), 삼성전기(-10.68%), 현대차(-12.05%), 삼성물산(-12.50%)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장을 마감하며 900선을 내줬다. 지수가 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28일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지난해 말 종가(925.47)와 비교하면 올해 상승분도 모두 반납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께에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97억원, 1339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홀로 4618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알테오젠(-4.99%), 에코프로비엠(-9.48%), 에코프로(-10.04%), 레인보우로보틱스(-12.22%)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삼전닉스 2배 ETF’ 어제 25% 폭락… 수수료에 증권사만 배불려
2026.06.24. 동아일보
검은 화요일… 코스피 ‘역대 최대’ 910P 폭락 삼성전자-SK하이닉스 12% 급락 레버리지ETF투자자 손실 급증 ‘증시 변동성 키우는 뇌관’ 지적 나와 수수료 일반ETF보다 최대 5배 비싸 높은 회전율에 증권사 막대한 수입
8200선까지 밀린 코스피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약 10% 급락하며 단숨에 8,200 선까지 밀렸고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는 12% 넘게 하락했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23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10% 하락하며 8,200 선까지 밀렸다. 포인트 기준 하락 폭이 사상 최대인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두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평균 약 25% 떨어지며 개인들의 공포도 커지는 모양새다.
● 삼전·하닉, 18년 만에 최대 폭 하락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떨어진 8,203.84로 마감했다. 하락 폭은 코스피 역사상 최대, 하락률은 역대 다섯 번째로 컸다. 외국인과 기관이 4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8조5000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에서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매도 사이드카가 27회 발동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26회)을 넘어섰다. 극심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오후에는 올해 네 번째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SK하이닉스(―12.47%), 삼성전자(―12.31%), 삼성전기(―10.68%) 등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의 하락 폭이 컸다. SK하이닉스는 2008년 12월 24일(―12.73%),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월 24일(―13.7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부담이 부각되며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돼 유동성이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를 때 2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ETF’16개의 주가도 전일 대비 평균 25.05% 하락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ETF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선보였다.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고 해외로의 자금 유출을 막아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취지다.
● “대외 불확실성에도 정부가 개인 투기 부추겨”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ETF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주고 국내 증시를 키우는 순기능이 있지만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시 직후부터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면서 증시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의 총 거래 대금은 190조4839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 대금(999조8758억 원)의 19.1%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초단타’ 거래를 반복하며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ETF의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주식 손바뀜이 얼마나 활발한지 보여주는 지표)은 122.5%였다.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 현물 주식 회전율(1% 미만)과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인버스ETF의 회전율(30.2%)을 크게 웃돈다. 정부가 단일 종목 레버리지ETF를 출시한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출신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큰데 굳이 지난달 27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ETF를 무리하게 상장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손실이 커지는데도 해당ETF를 판매하는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상품의 운용 수수료는 연 0.6∼1.0% 수준으로 일반ETF보다 3∼5배가량 비싸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시장 참여자)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5월 27일(상장일) 이후로 (수수료는) 약 500억 원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에 과하게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미국ETF운용사 렉스파이낸셜의 오기석 아시아 부문 대표는 “레버리지ETF는 단기 매매에 적합하며 미국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 기간도 2∼5일 안팎에 불과하다”며 “자산의 20% 이내만 단기로 투자하길 권한다”고 제언했다.
고삐 풀린 서울 아파트 분양가…노량진 27억, 장위 17억
2026.06.24. 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신연경 인턴기자 = 서울 주요 재개발 사업지의 분양가가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뉴타운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노량진뉴타운은 국민평형(전용면적 84㎡)이 27억원대에 진입했고, 장위뉴타운은 17억원대로 올라서는 등 서울 분양시장의 가격 상단이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오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하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드파인 아르티아(노량진2구역)'의 전용 84㎡ 분양가는 27억6000만원(최고가 기준)으로 책정됐다.
앞서 지난 4월 청약을 진행한 '라클라체 자이드파인(노량진6구역)'의 전용 84㎡ 분양가는 25억8510만원이었다. 이어 공급된 '아크로 리버스카이(노량진8구역)'와 '써밋 더힐(흑석11구역)'은 각각 27억9580만원, 29억7820만원의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30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평균 경쟁률이 19.9대1, 써밋 더힐은 32.5대1을 기록했다.
서울 핵심 입지에 대한 선호와 한강변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고분양가에 대한 시장의 수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북권 장위뉴타운의 분양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오는 29일 분양에 나서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장위10구역)'의 전용 84㎡ 분양가는 17억657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2월 분양한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의 분양가는 10억2350만원, 지난 2024년 7월 분양을 진행한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장위6구역)' 분양가는 12억1100만원이었다. 불과 2년여 만에 분양가가 5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의 땅값 상승과 원자재·인건비·금융조달 비용 증가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값 상승 역시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강북권에서는 대규모 개발사업과 교통 호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GTX-C노선, 광역교통망 개선 등이 추진되면서 장위·미아·창동·월계 등 대단지 밀집 지역의 미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강북권이 교통 인프라 확충과 정비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하면서 분양가와 시세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금리 하락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분양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철근과 목재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가격까지 오르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며 "고금리 기조에 따른 금융조달 비용 증가와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되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돼야 분양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며 "공사비 급등에 따른 고분양가 기조는 향후 1~2년가량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분이 그분(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이번에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잘 하셨습니다."(2025년 7월4일 충청권 타운홀 미팅,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인 6·27 대책이 나온지 1년이 지났다. 이 대통령은'1인당 주택대출 6억원 제한'이란 초강력 규제를 꺼낸 금융위를 공개 칭찬했다.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던 서울과 강남 집값이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약발'은 몇 개월 지속되지 못했다. 강남3구 아파트값은 지난 1년간 수억 씩 뛰었고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더 불안하다.
'단기 처방용' 대출규제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 시장 차익금에 삼성전자 사내 대출까지 가세한다. 다음달 나오는 부동산 대책은 세제와 공급을 총망라해 '레드라인'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답습할 것인지, 기로에 섰다는 진단이다.
6·27 대책 발표 이후 1년간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2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1건당 6억원으로 한도를 제한한 초유의 6.27 대책의 효과는 3개월, 길어야 6개월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한국부동산원)은 6.27 대책 발표 직전 0.40%까지 뛰었다가 대책 발표 이후 0.08%(9월8일)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들어 다시 상승폭을 키워 0.54%까지 벌어진다. 3개월만에 도루묵이 된 것이다.
정부는 추가로 10.15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집값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2억·4억·6억원으로 차등적용하는 대출 규제를 또 꺼낸다. 그 사이 9·7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에 미치는 '타격감'은 '제로'였다. 여기에 더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하며 다주택자 매물 유도책도 내놨으나 결과적으로 집값 불안을 잠재우는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KB부동산 기준) 14억1519만원에서 15억8284만원으로 11.8%(1억6765만원) 상승했다. 강남3구 가운데 강남구(32억4589만원→34억5310만원) 서초구(30억6673만원→33억2454만원) 송파구(21억5373만원→24억6426만원) 모두 6.3%, 8.4% 14.4%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같은 기간 6억5055만원에서 6억9655만원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는 더 좋지 않다.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국토연구원)는 지난달 135.6을 기록해 향후 상승 국면(115 이상 기준)을 점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 지수는 지난 1월 138.2로 정점을 찍었다가 양도세 중과 방침이 예고된 3월 117.8로 떨어졌지만 효과는 5월 이후 사그라들었다. 정부는 다음달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타이밍상 6·27 대책 이후 가장 중요한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세제, 대출규제 등을 총망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손쉬운 대출 규제를 전면에 세운다면 3개월 단기처방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본격적으로 주식 매각 대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이 시작될 수 있는 만큼 대출규제로는 역부족이란 진단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이미 세제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소방수 역할을 하는 대출규제로는 불안한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이번에는 레드라인을 뛰어 넘는 근본 처방이 담겨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은행 돈 왜 받아? '부모찬스' 쓰면 되지"…강남 집값 못 잡은 대출규제
강남3구 2030세대 주택 취급 자금 조달 비중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상급지로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대출규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보유 현금이 부족한 2030 세대의 주택구입자금 조달 경로를 분석해 보면 부모 지원과 가족간 차입 비중이 지난 2년새 2배 넘게 확대되며 강남 아파트 구입의 '대세'로 굳어졌다. 주식 등 매각대금을 활용한 주택 매입도 3배 늘었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단기간 부동산 시장에 효과를 발휘하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강남3구에서 2030세대의 주택취득 자금 중 '증여와 가족차입' 비중이 2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와 가족차입 비중은 2년 전인 2024년 2분기만 해도 10.6%에 불과했다.
반면 전통적인 자금조달 방식인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21.7%에서 15.8%로 줄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되자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 대출한도는 단계적으로 6억원, 2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든 여파다. 더불어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한 가운데 전세낀 매매인 갭투자(임대보증금으로 조달)도 같은 기간 21.7%에서 13.5%로 줄었다.
수도권이나 서울 강북권 보유 아파트를 매도하고 상급지인 강남3구로 갈아타는 사례도 줄고 있다.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비중이 2년 전 25.1%에서 올해 2분기 17.0%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은 25억8539만원에서 34억5210만원으로 9억원 가까이 뛰었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집값 잡는데는 무기력했으나 2030세대의 주택 구매 방식을 확 바꿨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출을 막을수록 은행 돈에 의존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진입이 어려워진 반면 부모 지원이나 가족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자산가 자녀에게는 기회가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부모 지원이 늘면서 자산 형성 기간이 짧은 30대가 주택 매수에 나서는 현상도 더 뚜렷해졌다. 2024년 2분기와 올해 2분기를 비교하면 40대 매수 비중은 33.6%에서 23.8%로 줄었지만 30대는 31.5%에서 39.6%로 늘었다. 서영수SK증권 상무는 "강남3구의 주택 구매 자금 조달 구조를 분석해 보면 부의 세습이 주식이나 주택 등 자산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대출규제 등 기존의 정책 방식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이나 사내대출 등 대출규제 밖에 있는 유동성은 향후 집값을 올리는 잠재 요인이다. 강남3구의 2030세대 자금조달원 중 주식·채권 매각 대금 비중은 11.1%로 2년 전 3.30% 대비 3배 늘었다. 코스피 9000시대를 맞아 증시 활황속에 주식 매각 대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사례처럼 사내 주택자금 대금도 주요 변수다. 삼성전자 노사는 주택 구입자금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사내 대출 제도에 합의했는데 이로 인해 동탄·용인 수지 등의 집값이 불 붙기 시작했다. 박상혁 의원은 "정부의 금리 및 대출 정책의 지역별, 계층별 차등화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대출 한도 책정시 가족 간 차입 일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는 등 보다 면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막 오른 바이오USA, 미중 갈등 속 K바이오 글로벌 공략 가속화
2026.06.24. 중앙일보
‘2026 바이오USA’가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인근 가로등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경미 기자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앞 도로에는 가로등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겨진 파란색 현수막이 펄럭였다. 컨벤션센터 입구로 들어서니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관’과 국내 주요 기업이 마련한 전시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은 이렇게 ‘K바이오’ 열기로 가득했다. 미국 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바이오USA는 전 세계 70여 국에서 기업·기관·투자 관계자 2만여 명이 찾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다. 올해 국내 참여 기업·기관은 약 350곳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026 바이오USA’전시장의 핵심 구역에 자리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시관.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생물보안법·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 등 각종 규제를 앞세워 중국 바이오 산업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는 사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략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 기간 중 빅파마와 투자자들과 상담 예약 건수가 500건에 육박했다.
세계 최대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 능력(84만5000L)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4년 연속 단독 전시관을 꾸렸다. 올해 초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신규 생산기지를 마련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제임스 최 부사장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해외 기업의 사전 예약 상담만 90건 이상”이라며 “현장 접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6 바이오USA’전시장에 꾸려진SK바이오팜 전시관에 방문객들이 모여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김경미 기자
셀트리온·SK바이오팜·롯데바이오로직스·동아쏘시오그룹 등은 올해 신설된 ‘디지털 헬스·인공지능(AI)’ 구역에 전시관을 열었다. SK바이오팜은 생성AI기반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과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자체AI연구개발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SK하이닉스가AI혁신의 선두에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엔비디아와 협력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 바이오USA’전시장에 마련된 셀트리온 전시관에서 사업 관련 상담이 진행 중이다. 김경미 기자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AI기반 신약 개발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기술 역량을 중점적으로 알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행사 기간 사전 예약을 포함해 약 150건의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올 하반기 시운전을 앞둔 송도 공장의 경쟁력을 앞세웠다. 제임스 박 대표는 “올해 행사에서 유독 한국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며 “글로벌 CDMO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 바이오USA’에는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조성한 한국관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김경미 기자
중소기업·스타트업도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한국관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전시관, 한국무역협회·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충북공동관 등을 통해 역량을 과시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바이오 공급망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국내 생태계 선순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은 K바이오 업체가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USA전시장의 중심부를 차지했던 ‘중국관’의 규모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단골 참가 기업이었던CDMO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자취를 감췄다.